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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Feb 28. 2018

바콜로드 트립

4년 전, 다시 그곳으로!


2014년, 대학시절 2개월 간 필리핀 바콜로드에서 어학연수를 했다. 라살대학교 랭귀지스쿨에서 부단히 노력한 끝에 영어의 영자도 모르던 내가 조금씩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가기 전엔, ‘필리핀에서 영어 배울 생각도 하지 마라’는 주변의 조언을 꽤 들었다. 그런데, 그 말은 어른스럽지 못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필리핀 영어구사자의 실력에 대한 의구심은 편견일 가능성이 높다. 정규 교육과정에서 영어 없이 소통이 불가능한 필리핀은 우리와 영어노출환경 자체가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으로서의 영어 수준이 높은 편이다.


둘째, 영어권 국가에 비해 필리핀 교수진들이 실력이 떨어진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조건을 모든 필리핀 교수진으로 일반화할 순 없다. 외려 영어권 국가 교수진보다 뛰어난 필리핀 교수진도 적잖이 볼 수 있다.


대부분의 필리핀 영어 선생들 또한 오랜시간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해온 네이티브 스피커 수준이다. 그들에게 1:1 학습을 받고 발음과 문법을 교정 받았으니 그 효과는 적지 않았다. 모름지기 자신보다 뛰어난 이에게는 겸손하게 가르침을 배우려고 해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이 배울 수 있다.


그렇게 배워왔기에 필리핀은 내게 고마운 나라다. 꼭 집어서 말하면 연수생활 내내 안전하게 지낼 수 있었던 이 바콜로드란 도시가 참 고맙다.


연령을 막론하고 하와이 가이드 출신 아저씨, 성악을 뒤늦게 전공한 아주머니부터 대학 선후배까지 귀한 만남이 참 많았다.


그 기억을 조금씩 더듬어보며 4일 간을 보내려 한다. 내 옆엔 5개월된 짝궁이 붙어있다. 그녀도 2012년에 2개월을 이곳에서 보낸터다.


동일한 추억을 함께 할 수 있는 장소, 이곳에서 부디 안전하게 좋은 추억을 떠올리며 맛있는 식사를 하고 돌아갔으면 한다.


참, 그리고 그 때 품었던 꿈을, 결코 잊지 않았다고 다시금 다짐하고 싶다. 삶은 더욱 바빠졌지만 방향은 바뀌지 않았다. 끝날에 완성에 가까워 갈 그 큰 그림을 위해 오늘도 그 날을 그려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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