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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Apr 28. 2018

생명은 사람을 웃음짓게 한다.

아빠와 엄마와 동생과 아내, 그리고 고양이

고양이든 강아지든 애완동물 키워하길 싫어하는 우리 아빠가 변화됐다.


2주전 쯤인가. 동네 사람이 파출소에 엄마 잃은 고양이 다섯 마리를 놓고 갔다고 한다. 아마 엄마 고양이가 불의의 일을 당한 게 아닐까. 아빤 망설이다가 여동생이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했던 말을 기억해냈다.


고양이들은 생후 한달쯤 돼보였다.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아빤 이내 마음이 풀렸는지 본인도 키우고 싶어졌나보다. 생명을 키운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들도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달이와 별이는 우리 식구가 됐다. 여동생이 지어준 이름으로, 이제 우유를 떼고 먹이를 먹을 수 있게 됐다.


어린 생명이 우리 집에 들어오면서 다소 우울하고 힘겨웠던 삶에 지친 가족들에 생기가 돌았다. 순수함, 그것은 때묻지 않은 인간의 생동감이며 동시에 동물의 그것이기도 하다.


아내도 웃었다. 동물을 무서워하던 그녀도 다릴 기어올라 손목을 살금살금 긁은 귀여운 아기 고양이의 애교에 기분이 좋아졌다. 눈을 떼지 못하고 고양이와 호흡하는 그녀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시댁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고양이가 그 윤활제 내지는 완충역할을 담당한 셈이다.


신비하고 어찌보면 무서울 수도 있는 동물, 고양이. 그러나 그 동물도 어린 생명엔 누구든 웃음 짓게 할만한 사랑스러움을 지니고 있다. 우리 가족은 덕분에 즐겁다. 그것도 무척이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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