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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Sep 04. 2018

아내의 생일

당신을 만나고,

생일을 여섯번 기념한다.


준비한 선물은 보잘것 없지만,

당신의 미소는 오늘따라 빛난다.


비싼 선물은 없지만,

롤링페이퍼 같은 작은 글씨들의 모임에

기뻐하고 감사하는 당신이 있어 좋다.


한때는 당신과 헤어질 뻔한 적도 있다.

다투고 실망한 당신을 다시 돌려놓으려

애간장 녹이며 기도했던 때가 있었다.


기회를 달라고, 그 기회가 있다면

내가 절대로 놓치지 않을 거라고

눈물을 흘렸고 눈물을 짜냈다.


신 앞에서 불쌍하게 보이고 싶었다.

애처로운 나는 당신 밖에는 오갈데가 없다고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나를 가엾게 여긴 신은 당신이 끝까지 냉철하지 못하도록 마음을 녹였다. 오즈의 마법사의 양철로봇과 달리 당신의 마음엔 따뜻한 심장이 있었다.


당신은, 그만큼 나를 사랑하니까 잘못을 용서해주겠다고 말했다. 그 날이 지나고 일년이 됐다. 나는 잘하고 있을까? 어쩌면 소중한 당신을 다시 평가절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업평가에 관심은 있으면서 정작 곁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가치있는지 알지 못하고, 또 외면해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확신할 수 있는 사실이 있다.


나는 당신을 더욱 사랑하고 있다는 것. 당신이 예뻐서도, 요리를 잘해서도가 아니라 당신이란 사람 자체를 사랑하는 법을 알아가고 있다. 그러면서 당신을 더욱 사랑하고 있다.


당신의 생일을 축하한다. 해가 갈수록 당신을 향한 내 사랑은 더 성숙해질 것이다. 해가 뜨고 석양이 무르익듯 점점 더 선명해질 것이다. 당신이 고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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