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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Sep 08. 2018

한국이 독일을 이길 것

시간여행이 가능한 일일까. 여느 때처럼 상념에 시달리다 3개월 전의 신문을 펼쳤다. 시기가 얼마 지나지 않은 탓인지 크게 상반된 내용은 없었다. 다만 눈에 띈 건 스포츠 기사였다.


“2018년 6월 24일, 한국은 월드컵에서 멕시코와 본선 F조 경기를 치른다.” 신문을 접고 밖으로 나섰다. 가을날씨가 주야로 서늘하게 불어왔던 때와 달리 무더웠다.


거리의 사람들은 반팔티에 반바지, 뜨거운 햇볕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짜증섞인 외마디를 내뱉고 있었다. 나는 무슨 기상이변인지 기상청을 원망했다.


아내에게 전활 걸었다. ‘어디야? 날씨가 왜 이래?’, 아내는 ‘뭘?’ 외마디만 답하고 불평섞인 말로 끊어버렸다. 아, 이 무렵 부부싸움으로 사이가 좋지 않단 걸 깜빡한거다.


나는 3개월 과거로 돌아왔고 시계가, 뉴스가, 주변 모든 상황이 이를 방증했다. 흥미로웠던 건 한국 대표팀의 성적을 예견할 수 있다는 것. 직장에서 한국과 멕시코전의 스코어를 놓고 배팅을 했는데, 결과는?


물론 나의 승리였다. 독일전도 마찬가지. 디펜딩 챔피언과의 경기에 도박사들은 모두 0-7로 한국이 패배할거라며 우려를 나타냈지만 나는 전재산을 털어 2-0에 배팅했다. 부자가 됐다. 아파트를 몇 채 샀다. 아내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리고 꿈에서 깼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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