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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신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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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Feb 06. 2019

임신 24주차 : 불안한 나의 미래


 난 고작 몇년 안 된 식품회사 기획/총무담당이다. 사원급이다. 여느 사원이 그렇듯 아직 전문적인 일을 맡지 못했다. 미생을 보니, 장백기나 장그래가 맡은 역할과 크게 다른 직무를 수행하는 것 같지 않다. 물론 담당사업이 없진 않다는 점이 다르지만.


 주식회사에 다니는 사원이 그렇듯, 미래에 대한 고민은 그림자처럼 쫓아다닌다. 공무원이 아니고서야 어찌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진로를 어떻게 해야 할지 회사에서 직무를 특화해야 할지, 어떻게 하면 돋보일지 말이다.


 제조업 기업의 원가담당자만큼 매력적인 직무는 없다. 나의 상사는 원가담당자다. 내게 몇 번씩이나 원가를 알려준다고 했다. 배우고 싶었다. 기회가 닿지 않았을 뿐이다. 본격적으로 알려주기 전까지 준비하고 싶었다. 회계공부를 했다. 작년만 여섯 번의 회계시험을 보았다.


 지금, 회계를 꼼꼼히 알고 있는 건 아니지만 나름 기본적인 사항을 이해하고 있다. 기업의 재무제표를 어떻게 보면 좋을지, 어떤 지표가 핵심적인지, 정확히 짚을 순 없지만 몇가지 후보를 제시할 수는 있다. 또, 이상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실무에 활용하지는 않고 있지만 이해할 수 있다.


 대학 다닐 적, 가장 싫은 과목이 ‘회계’였다. 회계수업은 ‘회계학의 이해’말고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것도 회계가 직장생활에 도움이 된다기에 한 번 들어본 것이며, 나와는 맞지 않다는 생각에 다시 거들떠본 적 없었다.


  회사에 와서 회계공부를 뒤늦게하게 될 줄은 몰랐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관리회계 제조원가와 실적산출을 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상관없다. 원가담당이 못되어도 관계없다. 실력을 보일 수 있는 시기가 되기까지 나는 준비된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리고 그 시기가 되었을 때, 사람들을 놀라게 해줄 것이다. 준비하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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