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이는 이름이 없다. 아직 없다. 엄마 아빠는 소리없는 총성을 울리고 있다. 어떤 이름이든 좋은 이름을 주고 싶은 욕심에 서로 더 낫다고 하는 이름을 주장하고 있다.
우선 내 주장은 이렇다. 3글자일 것, 그리고 한자로 표기 가능할 것이다. 왜냐하면 한자권 동아시아에 살면서 중국, 일본에 가면 한자표기만으로 이름을 알아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또, 두 글자로 이름을 표현하는 것 이상으로 한자이름은 다양하고 강한 의미를 준다. 사자성어로 표현될 수도 있고, 그 뜻이 비유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가령 어떤 이름이 ‘큰 기러기’를 의미하는 한자라면, ‘큰 사람이 돼라!’는 의미로 그 이름을 지었던 것이다. 이름이 가진 뜻을 직역이 아닌 의역할 수 있게 된다.
반론도 팽팽하다. 아내는 외자에다가 한글을 쓰려고 한다. 쉽고, 명료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이보다 좋은 이름은 없다고 한다. 부르기도 좋고 뜻도 좋다는 것. 어제 서로의 의견으로는 도저히 결판이 안날 것 같다. 어쨌든 알콩이는 잘 크고 있으니까 언젠간 결론이 나겠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