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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Jun 03. 2019

육아 2주 차 : 아기새가 입 벌리듯


 다행이다. 아이가 점점 잘 먹는다.

 어려서 그랬을까. 빠는 힘이 약해서 엄마 모유를 잘 먹질 못했다. 먹다가 잠들고, 또 먹다가 잠들곤 했다. 다른 육아 선배들은 초반엔 유축만 해서 아이를 먹였다고 했다. 그렇게라도 잘 커야 아이가 모유를 잘 먹게 된다고 했다. 한 편으로는 걱정도 됐다. 어쨌든 유축한 것을 먹는 것도 진짜 젖을 먹는 게 아니라 인조 젖병을 빨게 되는 거니까 진짜와 혼동하지 않을까.


 모유수유를 위해 젖병도 선별했다.

 잘 빨아지지 않는 젖병이다. 판매자는 그걸 빨수록 빠는 힘이 유지되어서 모유수유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고 했다. 아직 효과는 못 봤지만 이렇게까지 노력하고 있다. 모유수유의 효과는 어쨌든 그 모든 걸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위대하니까 말이다.


 하루 열 번, 직수하다.

 아내의 말을 빌리면, 직접 아이와 모유 수유하는 일을 ‘직수’라고 한다. 유축기로 모유를 먹이는 것과 구별된다. 직수를 하면 여러 가지로 좋다. 먼저 유축을 하지 않아도 되고 자궁수축이 일어나 산후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또 아이와의 교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이번 주는 꾸준히 모유수유 양을 늘리다가 오늘 정점을 찍었다. 하루 열 번 수유한 것이다. 밤부터 새벽을 제외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말이다. 1시간마다 수유한 셈이다.


 산모의 노력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

 이 모든 일도 산모의 노력이 없다면 절대로 불가능하다. 모유수유를 하면 가슴이 많이 상할 수 있고 아플 수 있다. 모유수유 자체도 아프기도 하다. 또 굶주렸던 아이가 가슴을 물면서 상처를 주거나 큰 자극을 주는 경우도 적잖다. 산모는 산후풍을 막기 위해 찬 바람과 찬 음식을 멀리하고 또 모유수유를 위해 음식을 가려먹어야 한다. 매운 음식은 물론이요, 유선을 막는 기름진 음식도 삼가야 한다. 졸리거나 피곤해도 아이를 위해 기꺼이 가슴을 내어주어야 한다. 존경과 사랑을 전한다. 모든 엄마는 위대하다. (모유수유를 하든 않든) 어쨌든 엄마는 참 위대하다. 잘 자라고 있는 아이에게도 고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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