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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Jul 14. 2019

육아 8주 차 : 아버지의 휴대폰 배경화면은 우리 딸


 우리 모두는 부모님의 자부심이다.

 드라마는 찡한 감동을 준다. 최근에 본 드라마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드라마는 단연 ‘미생’이었다. 물론 방영된 지 한참 됐지만 올 초에 뒤늦게 찾아보고 정주행 했다.


 주인공 장그래는 이렇게 독백한다. “나는 부모님의 자부심이다.”라고.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잊고 지냈다. 우리 모두는 각자 부모님의 자부심이다. 엄만 나를 늘 걱정하고 챙겨주고 아빤 삶에서 모르는 길을 경험을 통해 알려준다. 감사하다.


 아빠 휴대폰 배경화면은 우리 딸 사진이 있다. 저번에 집에 오셔서 아이를 잠깐 보고는 텔레비전을 시청하셨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땐, 그다지 손녀딸을 좋아하시는 것 같지 않았다. 물론 카톡으로 매일 딸의 사진을 부탁하시긴 했다.


 마음은 늘 보고 싶은데 표현을 하지 않으셨을 뿐이었다. 전화할 때마다 딸의 안부를 물으셨다. “잘 지냅니다. 잘 지내고 잘 커요.”라고 일상적으로 답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의 휴대폰을 본 순간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우리 딸이었던 것이다. 내 딸은 (친/외) 할아버지, 할머니의 자부심이기도 했다.


 장인어른, 장모님께서도 누구보다 우리 딸을 아껴주신다. 각 집에서 첫 번째 손녀여서 더 각별한지도 모른다. 사랑을 듬뿍 받은 덕분인지 어린 딸은 그저 미소 짓는다.



 50일 촬영을 했다.

 동네 사진관에 갔다. 50일 촬영을 했다. 짧은 영아시절이 사진에 담겼다. 만족스러웠다. 당초 앨범 없이 액자로 단품 계약하려던 것을 성장앨범으로 계약했다. 고민했지만, 앨범 하나쯤은 있으면 좋을 것 같았고 가격도 두 자릿수였으니까 고가는 아니었다. 여하튼 아이를 보며 즐거운 경험을 했다. 시종일관 콘셉트에 잘 녹아드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아빠 미소를 지어줬다.



 산후도우미 선생님은 필수!

 저번 글에서도 기록했듯, 우린 출산 이후 3일은 입원실, 2주를 산후조리원, 4주를 처갓집, 나머지 2주를 산후도우미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했다. 처음엔 아내는 낯선 분이 집에 오게 된다는 점을 걱정했다. 그러던 아내가 1주가 지난 지금은 대만족 한다. 연장하고 싶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산후도우미 선생님은 옷장 정리, 설거지, 분리수거는 기본이요. 빨래, 냉장고 정리, 육아, 아이 목욕 등 모든 집안일에 달인이었다. 친절은 덤이다. 시종일관 아내와 호흡을 잘 맞춰주신다.


 또, 내가 귀가하면 먹을 수 있도록 밥을 미리 해놓고 퇴근하시는 점이 압권이었다. 소문난 분을 예약해서 모셔왔더니 기대 이상으로 보답해주셨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새 아파트, 계약했다.

 2017년에 결혼하고 지금 집에서 산지 2년 정도 됐다. 20평 공간이 비좁아지기 시작했다. 아이가 생기면서 넓은 곳으로 가는 것이 좋겠단 판단을 했다. 아내도 원하던 바였다. 우리 어머니께서 어린이집을 운영하시기에 아내가 복직하거나 아이가 크면 그 근처로 이사해야 했다.


 그래서 계약했다. 분양권 프리미엄이 오르는 추세라 집을 계약하고 여유 있게 준공기간 동안 지켜보고 싶었다.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결단했다. 우리 가족을 위해서는 10년이든 20년이든 긴 호흡으로 살아야 홈타운이 필요했다. 계약한 그곳은 내 고향이기도 하고, 그 터전으로 적정한 곳이다.


 대출로 집을 산다. 우스갯소리로 화장실만 내 집이라고 말하곤 한다. 나머진 은행 것이다. 맞다. 지금은 화장실만 우리 집이다. 괜찮다. 10년이든 30년이든 만기까지 결국은 상환하게 될 것이 아닌가! 새 집에서 새 마음으로 살게 될 우리 부부와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새 집은 처음이다. 부담감도 조금은 있지만, 정말 기대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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