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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Aug 13. 2019

종이봉투 하나로, ‘황금률’을 실천하는 방법


 종이봉투를 아껴둔다.

 어렵지 않다. 은행이나 우체국, 농협에 볼 일이 있을 때 예금을 인출하면 자연스레 봉투에 현금을 넣게 된다.


 현금을 용도에 맞게 썼을 때, 그 종이봉투는 자연스레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거나 어딘가에 버려진다.


 이왕이면 깨끗하게 사용하고, 차나 집 한 곳에 차곡차곡 넣어둔다. 그 다음은?



 지불이 필요한 시점에 현금을 넣어 정성스레 드린다.

 예를 들어, 대리기사님에게 목적지에 도착하고 대금을 지불할 때 꼬깃꼬깃한 지폐를 드리기보다 봉투에 넣어 가지런히 드렸다. 결과는?


 물론 봉투 안의 돈을 세어보시는 분도 없지 않았지만 대개는 감사하다며 고맙다며 웃으셨고 봉투를 확인하지 않으셨다. 봉투를 준비한 예의에 대한 답례였을까. 이후로 회식이 있을 때마다 반드시 봉투로 금액을 준비한다.


 오늘, 세탁소에서 있었던 일이다. 아내가 사준 바지의 기장이 길어서 수선을 맡겼었다. 찾으러 오란 말에 봉투에 금액을 넣어준비했다.


 세벌 바지의 기장 수선비가 얼마나 하겠는가. 만원이 안 되는 돈을 드렸는데 주인 아주머니는 ‘평생에 이런 대접은 처음’ 이란 말을 꺼내셨다. 고맙다며 버선 발로 가게 문 앞까지 나와서 배웅해주셨다. 놀라운 일이다.



 황금률이란 ‘대접받고 싶은 만큼 남을 대접하는 것.’이다.

 첫 직장에서 관계에 실패해서 무척 고생했다. 패인은 황금률을 지키지 못한 것이었다. 사회 초년생이라고 하더라도 너스레를 떨면서 팀장과 팀원 분들에게 더 잘해주었다면 어땠을까 후회도 남는다.

 

 그래서일까. 아쉬운 만큼, 지금은 황금률을 늘 생각하게 된다. 소소한 인연들에게도 최선의 예의를 지키고 싶다.


 돌아보면, 고마운 일도 참 많았다. 앞으로 얼굴 보기 힘들거란 걸 알면서도 결혼식에 먼 길 찾아와준 후배들, 친구들이 기억에 남는다. 그들은 내게 진심을 다해주었다.


 누군가에게 황금률을 지키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받은 은혜를 당사자에게 갚지 못할 상황이라면 대신에 다른 사람에게라도 친절과 호의를 베풀고 싶다.


 그런 선순환이 있다면 조금 더 배려할 줄 알고 포용력 있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그런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오늘 교훈을 밑거름으로 나부터 그런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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