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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Sep 11. 2019

육아 12~14주 차 : 눈코 뜰새 없는 하루


  아이는 자란다.

  더운 8월을 보내며 아이는 자란다. 아이가 생활하기에 적정한 온도를 맞추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냉방온도를 점검한다. 빠르게 자라는 듯하면서도 5킬로 이상부터는 크게 빠르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정체되어 있단 불안감도 든다. 하지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몇 그램에 늘어도 자라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할 수 있으니까.



  바깥세상을 조금씩 가까이하다.

  아내는 직장인인 나를 배려하여 새벽에 깰 때마다 아이를 돌본다. 고마운 일이다. 덕분에 주말엔 되도록 내가 아이를 보려고 한다. 늦잠 자는 아내를 위해 아이와 동네 한 바퀴. 간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 아내를 위한 작은 배려다.


  아이는 아빠가 끌어주는 유모차 덕에 바깥세상으로 나선다. 점점 그 횟수가 많아질수록 세상이 두렵기보단 살만한 곳으로 인식하길 바란다.



  미뤘던 차량스티커를 붙였다.

  미뤘다. 귀찮기도 했지만 무척 바빴다. 아내가 꼭 필요하다며 사뒀던 스티커 두 장. 아내와 내 차에 붙이려는데 날씨가 꽤나 더워서 고생했다. 스티커를 떼고, 붙이고 문지르는 과정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그 고생 덕택에 ‘아이가 타고 있어요.’란 글귀가 창문 바깥으로 꽤 멋지게 보인다. 뿌듯하다.



  구인회에 초청된 우리 아가

  아내는 산부인과 동기들의 모임에 참여한다. 나름 끈끈한 사이인 것은 임산부 시절부터 다 같이 다니면서 정보공유를 했기 때문이었다. 그중 여덟 명의 엄마들이 모였다. 쌍둥이 엄마 한 분이 계셔서, 아홉 명의 아이들이 각기 자신의 이름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모였다.


  사진과 동영상으로 본 게 전부지만, 구인회는 그 이름처럼 대단했다. 사방엔 울음소리, 동시에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이어졌고 우리 아이는 멀뚱 거리며 다른 아이들이 우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참 귀여운 순간이다.



  커가는 아이를 보니 뿌듯하다.

  내 아이의 커가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뿌듯하다. 아내는 손목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아이를 안아줬다. 나도 회사 퇴근하면 곧바로 육아에 전념했다.


  여느 아빠들처럼 멋지고 완벽하게 하진 못했지만 적잖은 책임감으로 육아했다. 그 노력과 땀이 정직하게 아이에게 반영된 것 같다. 비례하진 않더라도 지금처럼 아이를 사랑하고 존중할 것을 혼자 다짐해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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