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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Nov 08. 2019

잠 못 이루는 밤


  우리 아이는 100일 전부터 통잠을 잤다. 밤부터 아침까지 깨지 않고 푹 잤단 뜻이다. 이렇게 100일 전에 아이가 통잠을 자길래 우리 둘은 안심했다. 적어도 잠 때문에 고통받을 일은 적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100일의 기적이란 말이 무색하게 우리 딸은 100일이 지난 다음부터 잠을 이루지 못했다. 자주 깼다. 이가 나려고 하는 것일까. 추워서일까. 아파서 그런 걸까.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170일 정도 됐는데 어젯밤에도 우린 잠을 못 잤다. 새벽 1시 30분에 깨서 3시 30분이 되어서야 우리 딸은 잠을 잤다. 어르고 달래고 심지어 수유를 해도 자지 않았다. 계속 울기만 하는 것이다.


  시애틀의 잠 못 드는 밤이 아니라, 우리 딸의 잠 못 이루는 밤이 됐다. 그래도 우리 부부의 소원은 하나다. 울어도 좋다. 건강하게만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우린 잠이야 나중에 자면 되니까, 우리 딸이 잠을 잘 이루었으면 좋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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