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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Oct 30. 2019

속, 상한 일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참 속상한 일이 있다.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지만, 주눅 들고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


  다른 사람의 말에 상처를 받는 것은 좋지 않은 습관이다. 나에게 상처를 주려고 다가오는 말을 그냥 ‘생각 없이’ 넘기면 깔끔해진다. 허나,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인가.


  얼굴이 벌게져서 아무것도 아닌 일에 성질을 버럭버럭 내며 사무실에서 면박을 주는 일을 몇 번이고 감내해보면 누군들 이 마음을 알아줄까.


  분명 월급은 업무처리의 값이기도 하지만, 사람과 사람. 특히 상사에게 받는 스트레스 값도 포함되어있다.


  한 때는 같이 웃을 수 있던 상대와의 관계가 한순간에 나락으로 빠질 땐 그야말로 회사를 나오기가 싫어질 때가 있다. 그나마 하급자인 내가 내색을 하지 않은 덕에 나만 기분을 감내해내면 상황이 나빠지지는 않는다.


  존중받으며 일하고 싶어서 이직을 했는데, 사실 회사 일은 전쟁이다. 전쟁이고 사냥인데, 사냥 통에 존중과 배려 같은 걸 챙겨줄 수 있나. 분위기에 순응하되, 무뎌지는 법을 충분히 훈련할 수밖에.


  속, 상해도 별 수 없다. 강해져야지 하지만 강해지기 쉽지 않다. 조금만 힘을 빼보려고 한다. 모욕당한 그 순간에 의미를 담는 순간, 힘들어지는 건 나다.


  대신, 모욕을 주더라도 감사히 받거나 살짝 무시하면 상황은 내게 유리해진다. 그렇다. 어떻게 생각하냐에 따라 갑과 을은 바뀌는 법이기도 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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