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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Oct 30. 2019

퇴근길


  원대 앞은 늘 막힌다. 퇴근길, 혹자는 6시에 퇴근하나 6시 20분에 퇴근하나 도착하는 시간은 똑같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은 6시 40분에 퇴근한단다.


  회사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여유 있게 출발해도 도착시간은 그리 손해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옳은 생각이다. 하지만 나처럼 세상에 나온 지 얼마 안 된 딸아이가 눈에 선한 사람은 불가능한 일이다. 아내가 힘들게 딸아이를 돌보고 있는데 늑장 부릴 수는 없다.


  육아를 하면서 부모님의 마음을 알게 된다고 한다. 또 하나 공감하게 되는 사람이 있다. 그건 바로, 아내다. 육아를 하면 하루 종일 아이를 돌보아야 하는 사람의 입장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다.


  회사는 잠깐 커피타임을 가질 수 있고 식사시간엔 적게나마 한 숨을 돌릴 수 있다. 그런데, 육아는? 아이의 낮잠시간은 생각보다 짧고 그동안 밀린 집안일을 해내야 한다. 가뜩이나 산후 약해진 몸인데, 투혼을 불살라야 하루의 몫이 끝나곤 하는 것이다.


  원대를 지나 영등동으로 진입했다. 먼발치서 보이던 CGV가 신호가 세 번을 바뀌어도 앞에 서있다. 네 번째 신호에 아트박스까지 왔다. 이 아트박스는 아마 단일 상점으로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가 아닐까 싶다.


  멀다. 전주로 출퇴근하던 시절, 50분쯤 걸렸는데 서수에서 익산까지 40분이 걸린다.


  보고 싶다. 가족이. 오늘따라, 무척이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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