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ossanova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농 Aug 03. 2021

실패하고 또 일어서기


실패한 인생 연대기


1. 나의 인생, 한 마디로 '실패'란 단어로 정의할 수 있다.      

  순탄한 삶을 산 사람들이 부럽다. 하지만, 그 누가 편하게만 살 수 있을까. 최고의 재벌들도 저마다의 고민이 있다. 천석꾼은 천 개의, 만석꾼은 만 개의 고민이 있다던가. 나처럼 작은 사람도 걱정이 많고 실패가 많은데, 남들도 똑같을 것이다.



2. 이번엔 보란 듯이 성공하고 싶었다.

  멋진 곳에서 멋지게 일하는 내 모습을 상상했다. 그런 모습이 도대체 어디 있을까. 오직 내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일하는 어느 곳이든 가는 즉시 비교대상이 된다. 완벽한 곳은 없다. 그럼에도 마음에 실망이 가득했다.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그곳에서 일하는 것이 좌절되고 나서야 마음이 쓰리기 시작한다. 글을 쓰지 않고는 도저히 버틸 수 없게 됐다.



3. 현실과 이상의 시차

  서울과 시애틀의 시차처럼 차이가 크다. 멀다. 이상을 꿈꾸다 현실을 보면 그 냉혹함에 할 말을 잊곤 한다. 차가운 그 운명 같은 하루를 받아들이고 나면 변명 대신 반성이 남는다. 아. 그렇게 반성 가득한 밤을 맞이한다.


  시애틀에 잠 못 드는 밤처럼, 누군가의 나에게 전화를 걸어준다면 오히려 어떨까. 하나님께 두 손을 모아 본다. 왜 이런 실망감과 시련을 주시냐고 되묻는다. 그분은 감당할 시련밖에 주시지 않으므로 나로서는 더 성장할 기회를 얻은 셈이다.



4. 어쨌든 다시 적응한다.

  별 수 없이 현실에 순응한다. 목표로 한 일을 다시 상기하며 주어진 다른 목표를 향해 순항한다. 나는 잠시 프로젝트를 시도했을 뿐,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졌지만 잘 싸운' 것이다. 부끄러운 내 자아와 맞이하며 잠시 타협한다. 책임을 묻지 않고 덮어둔다. 괜찮다. 다시 적응하면 될 일이다.


  그 일이 잘 되었다면 어땠을까. 그것도 리스크가 큰 일이다. 변화를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솝우화의 신포도 일화처럼 그렇게 나 자신을 위안하며 마음을 회복한다. 주어진 환경과 상황에 담담히 감사를 표한다. 감사하다. 고마운 일이다.


  이렇게 나의 인생은 또 한 번 더 실패하고 보란 듯이 일어섰다. /끝.

매거진의 이전글 어머니와 오백만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