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의 삶은 어떨까
아버지는 내게 좋겠다고 했다. 어릴 적에 회사에 출근하시면서 삶은 시간이 갈수록 어려워지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곱 살의 삶을 사는 나와 동생에게 너희 삶은 편한 거라고 했다.
나이가 들수록 삶이 힘들다는 말은 대체로 인정한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동생에게 자리를 내준 언니
세상의 전부를 잃은 사람을 알고 있다. 1년 9개월 만에 엄마는 동생에게로 갔다. 아빠랑 살고 할머니랑 지냈지만, 갑자기 사라진 엄마의 행방을 알고 싶었다.
다시 돌아온 엄마는 나 아닌 누군가를 데리고 왔다. 동생의 자리가 금세 생겨났다. 세 살 배기 아이에게는 너무 가혹한 상황이다. 엄마가 세상의 전부였기 때문이다.
내가 퇴근하면 큰딸은 티브이를 본다.
어느 날은 생각 없이 엄마와 아내에게 인사를 나누고 둘째에게 달려갔다. 어린아이의 애교에 시간을 놓치고 있을 무렵, 세 살 배기 큰 아이는 표정변화없이 티브이를 보고 있었다.
아이의 이름을 부르고 다가간 순간, 아이는 짜증을 내더니 울어버린다. 자기를 먼저 봐주지 않고 늦게서야 아는 체를 했다는 이유인 것 같다. 눈물을 글썽거리더니 한참을 울고 나서야 품에 안긴다.
사랑하는 큰 아이가 아빠를 이만큼 사랑하는구나 하고 느낀다. 아빠는 그에 비해 눈치가 없었다. 미안한 마음에 같이 울고 싶었다. 이렇게 컸구나.
더 사랑해주어야지
이렇게 다짐하게 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