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박세니님의 강의를 듣는다.
박세니님이 들려준 오늘 이야기는 '조서환'님의 이야기다.
KT 출신으로 마케팅 대가로 알려진 조서환님이 애경그룹 장회장님께 면접을 본 얘기다.
이른 나이에 결혼하여 두 자녀를 두고 국가유공자로 장애를 입은 채 전역한 조서환님.
그는 국가유공자임에도 가산점을 받지 못하고
면접에서 떨어져야만 했다.
아무래 생각해도 부당하다고 생각한 그는 발걸음을 돌려
애경그룹 본사로 향한다. 그리고 준비했던 말을 또박또박 내뱉는다.
"저는 교통사고나 폭력사태로 오른손을 쓰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남북이 대치하는 군에서 최선을 다해 복무하다 부상을 입고 장애인이 된 것입니다. 누구나 두 손을 사용하며 일을 하지는 못합니다. 오른손잡이는 오른손을, 왼손잡이는 왼손으로 일을 합니다. 머리로 일을 하기 때문에 신체가 다소 부족할지는 몰라도 머리로 하는 일은 누구보다 자신 있습니다."
이 일을 통해 애경그룹 장회장님의 눈에 들었고,
이윽고 중역으로 회사에 큰 기여를 하게 되었단 이야기다.
사장님의 눈에 띄는 건 중요하다.
대개 사장님들은 안목이 있다.
그가 그만한 재능이 있는지 체크한다.
조서환님도 장회장님이 계속 지켜보셨을 것이다.
그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남몰래 기뻐하셨을지도 모른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사장님에게 아들인 것처럼 사랑받던 때가 있었다.
그 이야기를 잠깐 해보고자 한다.
나는 늦깎이 28세의 신입사원이었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뛰었다. 입사하곤 사원도 아니라 '인턴' 신분이어서 남들보다 낮게 시작했다.
직급이 낮아 나보다 먼저 들어온 8살 연하의 직원분께 말도 깍듯이 했다.
내 진심은 사소한 하나도 소중히 하자는 것이었다.
손님들의 커피를 대접하거나 일본 바이어가 돌아가시는 길에
끝까지 손을 흔드시는 사장님 옆을 지키며 나도 손을 흔들었고
사장님을 모시고 갈 때는 언제나 차를 청소했고
차가 너무 빨리 달려 위험하지 않도록 조심히 운전했다.
또, 기독교인인지라 사장님을 위해 아침마다 기도했다.
그리고 1년이 된 어느 날,
신입사원 레포트를 쓰게 되었을 때
남들은 형식상으로 2~30페이지를 제출하는데
나는 밤을 새서 100페이지 넘는 레포트를 제출했다.
그리고 그 레포트가 사장님의 눈에 들었다.
사장님은 나를 칭찬하시고는
모든 부서 팀장님들이 윤독하도록 지시했다.
그렇게 4년간
사장님의 말씀을 지근거리에서 메모 100장 넘게 적었고
다시 읽고 그 사장님처럼 행동하려고 노력했다.
지금도
사장님을
생각한다.
지역의 유지이신 사장님의
성품과 말투 그리고 생각을 배울 수 있어 인생 가장 값진 시간이었다.
대기업으로 이직하게 되어 이별을 했지만,
그만둔다고 말하던 그날의 사장님 표정이 기억난다.
그 은혜를
절대 죽을 떄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일흔살이 가까우신 사장님
얼마전 지역 상공회의소 회장님이 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쁜 일이다.
하시는 모든 일이
순조로이 잘 되시고
건강하시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