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ossanova

엄마에게 해줄 수 있는 것

by 미농


부재중 전화에

아빠가 찍혔다.


다시 전화가 왔다.


"응.. 엄만데.."




엄마가 이야길 했다.

부탁을 할 게 있다고.


엄마는 자영업을 하신다.


새로 사무용 컴퓨터에 연결하려고


블루투스 키보드와 마우스를 새로 샀는데,

연결을 해도 도저히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나도 아이들을 씻겨야 되어서


조금 있다가

전화드리겠다고 했다.


마음이 찜찜해졌다.




아이들을 씻기고 재우느라,

벌써 10시가 가까워왔다.


전화드린다는 말을 지키려고

전화를 하기 전에


해결책을 생각해 보았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지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


당장 내일 컴퓨터를 써야 하는데

키보드와 마우스가 안 된다면


엄마가 무척 곤란해질 것이다.


당장 엄마 일터에 가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떠오른 것은

다이소였다.






집 앞 다이소는

걸어서 5분


금방 걸어서 도착했는데,

핵심은 유선키보드와 유선마우스였다.


무선이라서 통신오류와 불량일 거라고 생각했다.

유선이면 그럴 일이 없겠지.

그런데 도착해 보니 없다.
마우스는 있는데 기보 들어가 없다.



하필이면

눈발이 내리고 추운 날이라


그보다 큰 3층짜리 다이소에 가려고

다시 가게를 나섰다.


근처 다이소까지는 좀 멀다.

15분을 더 걸었다.





역시 큰 다이소라

좀 더 많은 제품들이 있을 거라 기대했다.


다이소는

예전에는 전화를 걸면 재고를 알 수 있었지만,

지금은 고객센터로 전화번호가 통합되어

미리 전화를 할 수가 없었다.


인터넷 재고도 품명이 많아

확인이 어려운 상황.


무작정 2번째 다이소에 당도했다.


도착해 보니 역시나 없었다.





빈털터리로

눈 오는 날 거리를 걸었다.


버턱버턱

유난히 발걸음이 쳐지고,

무거운 발을 옮길 그때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다.

자초지종을 말씀드리니,



내가 괜한 이야길 했구나
엄마의 말이다.


너 고생시킬 생각은 없었는데,
신경 쓰지 마라.

집에 있는 걸로 해보고
안 되면 그때 이야기 하마

걱정하지 마라
얼마나 고생했니 미안하다



엄마의 말이


오늘따라

유난히 크게 느껴진다.


해결해 드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쉬운 마음을 품고

집 가는 길에

눈이 계속 나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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