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어처구니없는 나에게

좋은 아빠 되기가 힘들다는 것을

by 미농


식당에서 식사하던 중,


언니와 싸우던 둘째가

갑자기 큰소리를 냈다.


"언니가 먼저 그랬으니까,

그렇게 하지 말라고!!!"


깜짝 놀랐다.

여긴 체코, 우린 영락없는 외국인.


외국인인지라 가급적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지 않으려 한다.

어쩔 수 없다. 여긴 한국이니까.


"야, 미쳤어?

"그렇게 크게 이야기하면 어떡해?"


나도 몰래 불쑥 튀어나온 말이다.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말은 그 사람이라는데

그리스도인의 탈을 썼지만,

내면은 일곱 살짜리보다 못하다.


주눅 든 아이의 모습이 못내 안쓰러웠다.

따로 데려가, 아빠는 아까 미안했다.

네가 잘못한 것은 맞지만, 아빠가 표현이 심했어.


정말 미안하다고 얘기해 줬다.

혹시 용서해 줄 수 있니.

아이가 기다리더니, 끄덕한다.


때론 나 괜찮은 아빠다,

괜찮은 사람이다,

괜찮은 그리스도인이지 싶다가도


이럴 때면 쥐구멍에 숨고 싶다.

목사님이 매일 유튜브를 보듯,

그리스도인은 영성훈련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다름 아닌, 영성훈련의 부족 탓이다.

나의 예의와 도덕보다는, 노력보다는

더욱 하나님을 의지하고 바라보겠다.


부끄러운 모습을 이렇게 기록한다.

하나님, 불쌍한 자녀를 친히 긍휼히 여기시고

2026년 더욱 살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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