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조언이란
그래, 그랬는지도 모른다. 괜한 말을 꺼내 긁어부스럼을 만들었는지도. 예민한 동생에게 좋은 교사가 되려면 여러가지를 경험해보아야 한다며 지역 축제 참여를 권했던 게 화근이었다.
퉁명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조원 과제 때문에 정신이 없다고. 갑자기 웬 야단이냐고 답하곤 나를 지나 방문을 쾅 닫아버린다.
마음이 좋지 않다. 하지만 눈치 없이 그 말을 끝까지 담아버린 내 탓이 더 크다.
힘든 이에게 조언하는 법이란 바른 말을 해주고, 내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하여 지혜나 진리에 가까운 것을 공유하고 일러주는 것이 절대 아니다. 그저 곁에 서있고 경청해주며 공감해주는 일이다. 참말로 '조언'보다는 같이 있어주는 게 진정한 '조언'하는 일인 것이다.
가족끼리의 조언은 더 그렇다. 서로의 약점과 결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조언해주는 당사자에게 '너는 뭔데?'라고 은연중에 답해버리기 쉽다. 가족과 친척 등 혈연이라면 더 이상 일방적 조언은 그만두자. 오히려 그 길을 더 잘 갈 수 있도록 응원해주자.
내 다짐이기도 하다. 이런 일을 겪고 나면, 평온했던 내 마음도 금세 요동치곤 하지만 다시 한 번 내 머리를 스스로 쥐어박고 다짐하게 된다. '그러지 않을 거'라고. 응원이 최선의 조언임을 알았기에. 침묵과 경청, 공감이 최고의 자산임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