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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Nov 13. 2016

영화 <럭키>의 인생론

유배우로부터 배운다


뭐 스토리 상 어색한 부분을 꼽자면 적지 않다. 킬러 맞이하러 온 회사 관계자들이 보디가드도 대동하지 않은 몸으로 공장을 왔다거나, 목표 대상이 제대로 죽은 지 확인도 않고 돌아간다거나 하는 점. 유해진이 이준의 신분증 사진도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 유해진이 그 많은 다른 킬러들의 휴대폰을 어떻게 가지게 되었는가 하는 점. 윗집 여자는 과연 도대체 무슨 스토리를 가졌는가 하는 점이 생략되어 있어 아쉬웠다.


다만, 윗집 여자를 보호하기 위해 감시처로 윗집에 은신처를 배치한 점. 또, 주인 아줌마가 방세 때문에 들이닥치지 않도록 미리 이준이 두둑히 돈을 챙겨줬다는 점은 핍진성을 높여줬다. 뭐 이준과 윗집 여자가 친밀해지는 과정은 의외로 보기 좋았다.


차치하고, 영화 <럭키>에는 다음과 같은 인생의 가르침이 숨어있다.


첫째, 운칠기삼이다.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든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기회는 주어진다는 거다. 마지막 이준이 다시(다시라기보단 원래대로) 연기에 도전하는 모습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무명배우지만 포기않는 모습이 보인다. 유해진이 스타가 되는 과정도 비슷했다. 물론 유해진의 칼 잡는 능력과 무술 능력 덕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만 그렇다고 보면 오히려 유해진도 극 중에서 기억상실로 쉽게 좌절할 수 있지 않았겠는가. 포기했을 법도 했다. 그러나 그는 포기않고 방에 좋은 배우 되는 법을 써붙이고 분야별로 연습했다. (그게 이용원 아버지의 100일 기도 때문이었는진 모르겠다만) 누구나 재능은 있다. 그걸 어떻게 발휘하느냐는 자신의 몫이다.


둘째,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위대한 능력이다. 친밀함, 공동체, 나눔, 사랑, 행복, 미소의 힘을 느낀다. 유해진이 가졌던 돈과 명예, 업력을 떠나 그가 새로이 결심할 수 있었던 건 가까이 있는, 이제는 가족이 되어버린 조윤희 가족들의 힘이었을 것이다. 유해진은 모두 버리고 떠나려고 했다. 그가 해온 일을 계속한다면 가족도 위험해질 터였다. 마지막 장면에 그는 유리분식으로 돌아온다. 가족 간의 정을 떠날 수 없던 탓이다. 배울 점이 많다. 성공이 먼저인가, 가족이 먼저인가? 답이 많이들 나뉠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힘을 느낀다. 나를 위해 기도해주고 함께 해주며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들. 그들이 내 럭키다. 나라면, 유해진과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끝으로, 영화 <럭키> 관계자는 아니지만 볼만한 영화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평론가 수준의 깐깐한 안목이 아니라면 훈훈한 마음으로 영화관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다음 번엔 영화 <닥터..>를 보고 관련 후기로 찾아뵙겠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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