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
처음 간 카페에서 무심코 집은 산문집.
무명 작가의 산문집이 몇 판 몇 쇄를 찍었다고 기록되어 있기에 질투가 났다.
글 쓰는 사람이니까 당연한 감정이긴 하나
책 한 권 내지 못한 입장이라 부럽기도 하고 쓰린 맘에 중얼거렸다.
'나도 산문집을 내면 내 산문집은'
'팔리진 않겠지만 가능성에 대해 호평을 받을 거예요.'
시작은 언제나 작은 법 아니겠나
누군가의 시장선거 출마를 응원하듯
나도 언젠가의 산문집 출간을 스스로 응원하며 글을 쓴다.
커피가 쓰다. 쓴 커피를 몇 잔씩 마시며 내린 눈의 흔적을 살핀다. 연필을 다시 쥐고 또 창문 밖을 구경하고. 그러다 날은 저물고.
그러다보면 인고의 계절은 지나고 내 산문집은 기지개를 켜고 말 것이리라./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