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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농 Nov 26. 2016

눈을 보다 커피가 식었다

첫 눈


눈을 보다가

내리는 눈을 보다가

레포트 하는 걸 잊곤


멍하니 사색했다

눈발은 거세지고

아 그래, 첫 눈이지

연인에게 소식를 전했다


사진을 찍다가

바깥 풍경과 조우하다가

나무들이 우두커니 버티고 선 걸

보며 부끄러워졌다


저 추위와 설움

저 설움과 살얼음

저 살얼음과 억울함

저 억울함과 추위를

그 추위를 견디며

인내를 싹 틔우는구나


나는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야 하는가

나무는 저리도 제 자리를 지키고 섰는데

나는 어느 자리를 지켜야 하나


추운 날

손 시려도 스타킹을 팔던 노점상인은

오늘도 오매불망 단골 손님을 기다리는데


나는 누구를 기다려야 하는가

도대체 무엇이,

누가 내 의미가 되어줄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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