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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부리 Dec 27. 2020

앉을 때 '어린이'를 외치는 이유

2020.12.27

엄마의 순간포착


둥이들이 다니는 유치원에서는 단체로 앉거나 일어설 때 구호를 외친다고 한다. 일어설 때는 '은하', 앉을 때는 '어린이'. 

집에서 목욕을 시킬 때 앉아, 일어서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은데, 둥이들은 가끔 아빠 구령에도 구호를 외치곤 한다. 

어제밤 목욕을 시키는데 유준이가 구호를 외치다가 뭐라도 발견한 듯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아빠, 왜 앉을 때 어린이라고 하는지 알아?" 

"글쎄. 왜 그럴까?" 

"앉으면 키가 작아지잖아" 

그래놓고는 지가 생각해도 답이 매우 만족스러웠는지 깔깔거렸다. 아빠가 생각해도 그럴싸하다. 

혹시나 까먹을까봐 여기에 기록해둔다.



크리스마스 케잌에 소원빌기. 유준이는 "코로나 없애주세요' ,우재는 '모두 행복하게 해주세요"라고 빌었다 한다. 


*그리고 대망의 크리스마스 후기. 


둥이들은 24일 저녁 '산타할아버지는 아이들이 잠들어야 오신다'는 엄마말을 믿고 매우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유준이는 잠이 잘 오게 두꺼운 이불을 주문했다.

유준이는 25일 새벽 4시20분에 일어났다. '안자고 있으면 산타할아버지가 못들어 오신다'는 엄마말에 한시간여를 이불속에서 버둥거렸다. 우재도 새벽 5시30분에 일어났다. 엄빠도 강제기상할 수 밖에 없었다. 

아빠가 '선물이 있는지 보고 알려주겠다'며 먼저 거실로 나갔다. 환희에 불타는 리액션을 촬영할 준비를 하고 밖으로 불러냈는데, 왠걸 선물을 보고도 쭈뼛쭈뼛한다. 기대했던 리액션이 전혀 아니다. 돌아온 레고를 보고도 마찬가지. 나중에 다시 비디오 분석을 해보니 '혹시나 선물이 없으면 어떡하나'하는 생각에 잔뜩 긴장을 했던 모양이다. 저희들이 생각해도 1년내내 착한일만 하고 살지는 않은게다. ㅎㅎㅎ


그리고 유준이는 선물을 풀다말고 갑자기 이렇게 물어 엄빠를 잔뜩 긴징하게 했다. 

"아빠, 작년에 어린이집에서 산타에게 받은 선물이랑 포장지가 똑같아"

"그..그래? 산타할아버지가 빨간색을 좋아하시나 보다. ㅎㅎㅎ"

"아니, 무늬까지 똑같다니까?"


지난해 쓰고 남은 포장지 다시 쓰면서 조금 불안하기는 했다. 그러면서도 설마했다. 올해에도 남은 포장지나 잘 감춰둬야지 했다. 이제 집집마다 엄빠들이 모여서 포장지 바꿔쓰기 운동 해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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