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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부리 Feb 14. 2022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2022.02.14



지난 2년간 운이 참 좋았다 생각했다. 둥이 유치원 선생님이 확진을 받았으나 둥이는 자가진단키트로 음성이 나왔을 때까지만 해도 운이 계속되는 줄 알았다.


지난주 목요일 아침, 출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직 일어날 때가 안된 유준이가 방에서 나왔다. "아빠 토할 것 같아" 화장실로 데려갔더니 안나온다며 괴로워한다. 체온을 재보니 38도가 넘는다. 드디어 올게 왔구나 싶었다.

회사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린 뒤 바로 내 차로 온 식구가 병원행. 보건소에서는 아이들을 데리고 기다릴 여건이 안된다. 유준이와 아내를 내려주고 나는 다시 집으로 와 재택근무 시작. 신속항원검사에서 아내는 음성이 나왔으나 유준이는 양성. 다시 PCR검사로.


급한 일을 처리하고 나도 우재와 다시 병원행. 둘다 신속항원검사는 음성, 그러나 담임선생님이 확진된 우재는 PCR검사도 같이 진행하라는 의사선생님의 결정.


일말의 기대를 갖고 있었으나 한밤중에 전화로 유준이가 최종 양성판정을 받았다. 우재는 PCR도 음성


말로만 듣던 확진자의 동거인이 됐다. 그리고 7살짜리를 격리시킬 방법이 없으니 예비 확진자이기도..


유준이는 해열제를 먹어도 열이 39도까지 올라갔다가 다음날 저녁이 되어서야 간신히 안정됐다. 우재는 계속 튼튼 그 자체. 확진자 가족이라는 보건소의 공식 통보를 받고 아내와 나도 PCR 검사를 받았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둘 다 음성. 이왕 이렇게 된거 가족들이 한꺼번에 양성 판정을 받고 7일 뒤 모두 '석방'되는 계획을 세웠으나 마음대로 될 리가 없다. 이어달리기 식으로 가족들이 돌아가며 감염되면 최악인데...앞으로 3일만 더 잘 버텨보자. 

아빠보다 더 씩씩하게 PCR을 받은 둥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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