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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부리 Apr 24. 2022

치과에서 노래 하는 유준이

2022.04.24

3개월마다 돌아오는 둥이들의 치과검진.

지난번 검진때 1차 경고를 받았던 터라 이번에는 각오를 해야했다. 바로 충. 치. 치. 료

아내는 치과치료를 본인이 받는 것도, 남이 하는 것을 보는 것도 지극히 무서워하는지라 내가 유준이를 데리고 들어갔다. 

이를 살펴보던 의사선생님이 물으셨다. "치료를 해야겠네요. 지금 바로 할까요?" 지체없이 대답했다. "네. 그러시죠"

입을 다물 수 없게 하는 집게(?)를 물리고 바로 충치치료 시작. 유준이는 뭐라고 칭얼댈 시간도 없이 바로 충치치료를 '당하게' 됐다. 

치료를 앞두고 유준이가 나를 보며 손을 휘저었다. 일어나려는 줄 알고 "괜찮아. 안 아플거야. 금방 끝날거야"라고 위로 하며 손을 뿌리쳤는데, 알고 보니 '손을 잡아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치료내내 손을 꼭 붙잡아줬다. 

의외로 유준이는 잘 참았다. 일단 충치가 깊지 않아 별로 아프지 않아서 이고, 쉴새없이 아빠와 의사선생님,ㅁ 간호사선생님이 유준이에게 "잘한다 잘한다"라며 격려를 한 덕분이다. 

중간에 무서운 소리가 나면서 유준이가 움찔하기도 했지만, 큰 무리없이 치료가 진행됐다. 그런데 어느 순간 유준이를 보니 노래를 하고 있었다. 평소에도 콧노래를 하긴 하는데....치과 치료 중에 입을 벌린채 노래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예전에 피검사를 위해 피를 뽑을 때도 콧노래를 했다고 하더니, 극도로 긴장하면 자신도 모르게 노래가 나오는 모양이다. ㅎㅎ


치료를 다 마치고 미술 수업을 위해 동네 청소년 센터로 가면서 유준이에게 물었다. "너 노래하던데, 무슨 노래 부른거야?" 유준이가 답했다. "몰라. 하나도 기억 안나...." 



사진은 몇주전 좋아하는 판다 식당에서 짜장면을 흡입하는 모습. 치과 치료를 받은 어제는 하루종일 왼쪽으로만 음식을 씹느라 고생했다. 물론 중간에 까먹고 오른쪽으로 씹기도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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