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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부리 May 06. 2022

난생처음 야구장에 간 쌍둥이

2022.05.06

1년에 한번 돌아오는 어린이날, 쌍둥이는 물론 엄빠까지 즐겁게 놀 수 있는 이벤트를 고민하던 아빠는 야구장이라는 식상하면서도 신선한 아이디어를 떠돌렸다. 

지난해까지 아빠를 따라 쌍둥이팀 팬을 하다가 이제는 독수리팀과 호랑이팀으로 간 유준이와 우재는 대찬성, 엄마도 찬성. 

표는 아빠가 좋은 자리를 구했고, 이제는 신나게 놀기만 하면 되는 것. 그러나 야구장에 그냥 몸만 갈 수 있나, 엄마는 쌍둥이들에게 야구모자를 사주기로 했다. 유준이가 좋아하는 병아리처럼 생긴 독수리 '수리'가 새겨진 모자는 일찌감치 도착. 그런데 우재가 선택한 호랑이팀 모자는 배송이 계속 늦어졌다. 엄마가 업체에 전화해 배송을 독촉하기도 하고, 당근마켓에서 호랑이팀 모자를 찾아보기도 했으나 실패. 우재에게 쌍둥이팀 모자를 우선 사줄테니, 그걸 먼저 쓰라고 해도 우재는 시무룩. 

지하철 역에 도착해 야구용품점을 찾아봤으나 문을 닫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야구장으로 올라가며 두리번 거렸더니 짜잔!! 10개구단 용품을 모두 파는 가게가 있었다. 엄마아 우재가 가게 앞에 줄을 서는 동안 아빠는 유준이와 발권을 하러 나섰다. 무인발권기를 찾아가는데 유준이가 계속 묻는다. "아빠, 야구장은 어디 있는거야?" "이게 야구장이야" "응?!!!" 유준이 눈에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그 크고 넓은 야구장이 나온다는 것이 상상이 안됐던 모양이다. 

가족들이 다시 만나 이번에는 응원 풍선을 사러갔다. 쌍둥이팀과 곰팀의 경기이기에 풍선도 두 팀 것만 판다. 유준이는 쌍둥이팀 풍선을, 우재는 곰팀 풍선을 골랐다. 이렇게 하여 모자는 독수리와 호랑이를 쓰고 응원풍선은 쌍둥이와 곰을 든 이상한 조합이 완성되었다. 

경기가 거의 끝날 때까지 땡볕이었고, 아빠가 응원하는 쌍둥이팀은 완패했다. 그러나 쌍둥이들이 즐거워하고 엄빠는 맥주를 마음껏 마실 수 있었기에 아빠는 가까스로 엉뚱해지는 것은 피했다. 

경기장을 나오는 길에 잔망루피와 쌍둥이 마스코트가 보이기에 기념사진을 찍었다. 독수리 모자와 호랑이 모자를 쓴 쌍둥이가 쌍둥이를 응원하는 잔망루피를 사랑스럽게 쓰다둠고 있는 정말 이상한 장면이 사진에 남았다.  

그래도 곰팀 풍선 안들고 있는게 어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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