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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부리 Jul 20. 2022

멀어지는 아이들

2022.07.20

집에서 가까운 곳에 거대한 공원이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 중 하나다

지난 주 일요일에는 오전에 월드컵 공원으로 가서 저녁 먹기 전까지 놀았다. 

운이 좋았다. 공원에 도착해서 '지붕이 있는' 자리를 확보하자마자 비가 세차게 내렸고, 그러고는 놀기에 딱 좋을만큼 맑았다. 

우선은 사람이 거의없는, 그러면서도 딱 적당한 내리막길에서 신나게 킥보드를 탔다. 그리고는 집에서 가져간 RC카를 또 신나게 갖고 놀았다. 아쉽게도 우재의 RC카는 충전지가 금방 방전되어 엉금엉금 거북이가 되었지만

그리고는 또 사람이 아무도 없는 너른 잔디밭에서 일사병에 걸리기 직전까지 야구를 해봤고, 텐트에서 라면도 먹었다. 물론 근처 문화비축센터에 있는 '짚라인'도 찾아가 유준이는 '팔이 끊어질 듯 아플 때'까지 타고 또 탔다. 

둥이들이 킥보드를 원없이 타고 달렸던 내리막길

내리막길에서 둥이들은 킥보드를 타고 신나게 달린 뒤 '아빠 케이블카'를 이용해 다시 올라왔다. 아빠가 킥보드를 힘겹게 끌고 오르막을 오르면 둥이들은 뭐가 신나는지 한참을 웃었다. 그래서 아빠도 그리 힘이 든줄 몰랐다. 

둥이들을 밀어주고 지켜보면 순식간에 킥보드는 점으로 변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둥이들은 저렇게 순식간에 아빠 곁에서 멀어지겠지. 정말 점처럼 보이는 순간이 오겠지. 그럴 때 아빠는 쿨하게 둥이들을 보내줄 수 있을까. 아마도 그래야겠지. 


야구하기에 딱 좋은 잔디밭으로 가기 위해서는 킥보드를 타기에 딱 좋은 내리막(갈때는 오르막)길을 타고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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