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너부리 Aug 16. 2022

비를 뚫고 휴가 다녀온 쌍둥이

2022.08.16

지난주에는 아빠의 휴가였다. 쌍둥이도 유치원 방학이었다. 멀고 먼 네덜란드에서 큰 이모와 사촌형들이 왔다. 그래서 다 같이 강원도로 놀러가기로 했는데 폭우가 쏟아졌다. 

홍천 오션월드로 출발하기로 한 날은 지난 화요일(9일)이었다. 그런데 주말부터 범상치 않던 하늘이 월요일에는 미친 듯이 비를 뿌려댔다. 저녁에 잠시 홈플러스를 가는데 사거리가 온통 물난리였다. 사람들 발목 높이 이상으로 물이 찰랑거렸고, 차를 타고 지나가는데 마치 수상스키처럼 물이 튀었다. 홈플에서 볼일을 보고 나올 때는 더 난리였다. 잘못하다가는 차 시동이 꺼질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물이 더 많은 건너편에는 시동이 꺼진 차도 보였고, 접촉 사고까지 났다. 사거리를 건너야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하는데 앞에 나와 비슷한 차들이 건너는 것을 보고 따라갔다. 간신히 성공. 

화요일 아침에 휴가 출발을 해야 하는데 밤에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이대로 강원도행을 강행해도 되는지, 길은 다 뚫려 있는지...가서도 제대로 놀 수 있을런지. 일기예보 앱을 보니 다행히 화요일 오전에는 큰 비가 없었다. 우선 강원도에 가고나서 생각하기로 하고 출발했다. 결과적으로 기우였다. 

올림픽대로가 막혔지만 북부간선 등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대로 가니 2시간여만에 도착했다. 다행히 비는 시야를 가릴만큼 내리지 않았다. 

앞서 도착한 막내 이모와 사촌형들, 누나는 이미 정신없이 놀고 있었다. 쌍둥이들도 곧 합류했다. 그리고 역시나. 비가 오든말든, 날이 춥든말든 신나게 놀았다. 제발 숙소로 가자고 할 때까지 놀았다. 아빠는 금방 체력이 방전됐지만 쌍둥이들은 놀다가 추우면 온탕가서 몸 녹이고 또 놀고, 배고프면 과일이나 치킨 먹고 또 놀고...숙소가서 또 놀았다. 

놀고 놀고 또 놀고

이튿날에는 실내에서 놀았다. 쌍둥이들이 제일 좋아한 것은 오락실과 실내 스포츠센터(?). 가장 좋아하는 마리오카트 오락기가 고장나서 아쉬웠지만 신나게 엄마아빠랑 운전도 하고, 야구도 하고 볼링도 하고 축구도 했다. 실내 야구장에서는 구속도 측정이 됐는데 둘다 시속 20킬로미터 넘게 기록했다.

2박3일간 열심히 놀고 또 놀았으니 오는 길은 가벼웠다. 역시나 하늘이 도왔는지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무사히 두시간여 만에 집에 도착. 그리고 그렇게 놀고 온 쌍둥이들은 집에서 또 놀았다... 


작가의 이전글 멀어지는 아이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