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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부리 Nov 28. 2022

밥 먹는 것이 스트레스인 유준이

2022.11.28

둥이들 모두 건강하게 잘 크고 있지만, 유준이게는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바로 몸무게. 

어렸을 때는 볼살도 있고, 가끔 통통하게 보이기도 했는데 클 수록 마르고 있다. 7살인데 몸무게가 아직 20kg이 안된다. 우재도 통통한 편이 아니지만, 우재와의 격차도 계속 벌어지고 있다. 

엄마는 이런 유준이를 위해서 온갖 시도를 다 해봤다. 아침에 고기를 구워 주기도 하고, 한약도 먹여보고, 밥 다 먹어야 간식 먹을 수 있다고 협박도, 사정도 해봤다. 유준이도 더 크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엄마에게 협조도 하고, 한약도 열심히 먹어보고 그랬지만, 큰 소용이 없는 듯 하다. 아니, 엄마가 그 정도라도 해서 이만큼 자랐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유준이가 밥을 조금이라도 남기면, 어떻게든 먹이려고 어르고 달랬다. 종이접기에 열중하고 있을 때 슬쩍슬쩍 입안에 떡이나 과일을 넣어주기도 했다. 그러면 처음에는 몇번 받아먹다가 귀신같이 눈치채고 고개를 젓는다. 


지난 주말에는 유준이가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칭얼거렸다. 유치원에서 밥을 꼭 먹어야 하냐고 엄마에게 묻기도 했다. '월요병'인가보다 하고 넘겼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오늘 아내에게 유치원 선생님이 전화를 주셨다. 유준이가 밥을 먹다가 울었다고 한다. 유치원에서는 정해진 식사시간이 있고, 또 음식을 남기면 안된다는 규칙이 있으니 그게 힘들었나 보다. 유준이가 이야기를 안해서 몰랐는데 이미 며칠전부터 선생님에게 '조금 주세요'라고 해서 오늘은 우재의 절반만큼만 주셨다는데도 그게 힘들었던 모양이다. 밥을 먹다가 멍을 때리고 있었단다. 


내일부터는 선생님이 조금만 주고, 또 '다 못먹으면 버려도 된다'고 말씀해주시기로 했다. 그러면 우리 유준이 마음이 좀 편해질까. 밥 먹는게 스트레스가 될 줄은 아빠는 상상도 못해 본 일이다. 그래서 어떻게 위로를 해줘야 할지 잘 모르겠다. 


또 이대로 영영 밥을 계속 적게 먹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도 된다. 어른이야 며칠 굶어도 큰 문제가 안되지만, '폭풍성장'을 해야하는 이 시기에는 더 잘 먹어야 하는데. 오늘 밤에 월드컵을 보겠다고 벼르고 있을텐데, 팝콘이라도 먹어야 할텐데...


 

주말 이틀 동안 줄넘기 최고기록이 10개에서 70개로 뛰어오른 '줄달' 홍유준 선생. 줄넘기 하는만큼 밥도 팍팍 늘면 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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