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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부리 Dec 29. 2022

폭포처럼 토하는 쌍둥이

2022.1229

시작은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주 목요일이었다. 새벽에 자다가 일어난 유준이가 폭포처럼 토하기 시작했다. 미처 손을 쓸 새도 없었다. 대강 정리하고 씼기고 옷을 갈아입히고 다시 재웠다. 아침에는 멀쩡했다. 아마도 '급체'가 온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주말에는 아빠가 속이 불편해 고생하긴 했지만 쌍둥이들은 크리스마스를 잘 보냈다. 크리스마스 아침,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안주고 갔으면 어쩌나 조마조마해하면서 나가, 분주학 거실을 수색해 구석에 놓인 선물을 발견하고 유준이는 외쳤다. "있~~다~~~~~~~~~~"

그렇게 끝나는 줄 알았다. 화요일 새벽 유준이가 다시 자다 일어나 토했다. 이번에는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속을 완전히 비울 때까지 몇번이고 토했다. 병원에 데려갔더니 "장염일 수도 있다. 원인은 여러가지다" 정도 진단이 나왔다. 의사는 물도 먹이면 안된다고 했으나 하도 배가 고프다고 해서 죽부터 먹었다. 

우재는 유준이 덕에 공부도 안하니 신나게 놀았다. 밥도 많이 먹었다. 그리고 저녁에 토했다...ㄷㄷㄷ

다행히 다음날은 괜찮았다. 더 이상 토하지 않았다. 둥이들은 몸이 아픈 와중에도 이번주 금요일로 예정된 생일파티만 걱정했다. 혹시나 생일파티를 못하게 되는것은 아닐까 안절부절했다. 

몸이 좀 괜찮아졌어도 참아야 했다. 그러나 둥이들은 짜장떡볶이가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아래 사진처럼 먹고 싶은 음식은 잔뜩 써서 A4 용지를 가득채웠다. 결국 엄마가 졌고. 떡볶이를 사왔다. 그리고 떡볶이를 먹고나서 얼굴이 하예졌다. 다시 배가 아팠기 때문이다. 쌍둥이들은 다시 생일파티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배가 아픈 쌍둥이들은 저녁 6시30분부터 잠이 들었다. 다행히 더 이상 토는 하지 않았다. 잠이 보약인지 오늘 아침, 아니 새벽부터 일어나 재잘재잘되기 시작했다. 아빠가 일어나자마자 거실로 따라나와 포켓못 카드를 펼쳐놓고 놀기 시작했다. 그리고 생일파티를 어떻게 할지 회의를 했다. 도대체 왜 7살짜리들 생일에 할머니와 할아버지, 이모에 이모부는 휴가까지 내고 모여야 하는지 알 수 없지만, 내년 1월 생일을 왜 12월로 당겨서 해야하는지 알 수 없지만, 쌍둥이는 아직도 생일파티, 정확히는 그날 받을 생일 생각 뿐이다. 


아무려면 어떠냐. 3일만에 장염(?)이 끝났으면 다행이지. 

이때까지만 해도 떡볶이 먹고 배가 또 아플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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