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20
"무사히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칭찬 받는 삶은 어떨까"
작년 가을 둥이가 유치원 졸업여행을 다녀왔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밤 9시쯤 유치원 앞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는데, 나와 아내를 포함해 대부분의 부모들이 마중을 나와있었다.
버스가 도착하고, 문이 열리고 선생님이 이름을 부를 때마다 아이들이 한명씩 나오는데 이를 지켜보는 부모들의 눈에는 대견함이 가득했다. 그리고 나오는 아이들을 꼭 안아주고 높이 안아올렸다. 단 하루도 부모곁을 떠나본적이 없던 아이들이 한나절 이상 걸리는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음에 안도하는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그날 아이들의 손을 잡고 집으로 걸어가던 순간이 지금도 기억난다.
오늘은 아이들이 초등학교 들어가고 첫 소풍을 떠났다. 소풍 장소는 서울에서 꽤 먼 파주. 당연히 아이들은 무사히 돌아왔고 놀이터에서 '2차'로 또 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제는 무사히 다녀오는 것이 당연한 나이. 아이들은 또 한뼘 자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