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7
둥이들이 드디어 극장에서 2시간짜리 영화를 '완주'했다. 완주란 표현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설명을 들어보면 완주란 말이 딱 맞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니까 여기서 완주는 '2시간짜리 영화'를 한번도 쉬지 않고 봤다는 것이다. 또 이상하게 여길지도 모르겠다. 그럼 두 시간짜리 영화를 극장에서 쉬면서 보나? 대형 뮤지컬처럼 인터미션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 둥이들에게는 극장에서 항상 자체 인터미션이 있었다. 영화를 보다가 항상 중간에 화장실을 가야했다. 그리고 그 화장실 신호는 언제나 영화의 클라이막스에 들이닥쳤다.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가 그랬고 <마인크래프트 무비>가 그랬다. 더 거슬러가면 <트랜스포머 ONE>도 그랬구나.
사실 많이 발전하긴 했다. 극장에 처음 갔을 때는 시작하자마자 무섭다고 울어 나왔고, 그 다음에는 열심히 보다가 애니메이션 등장인물...아니 등장카멜레온의 눈알이 빠지는 바람에 기겁해서 나왔다. 그래도 이제는 극장에 가면 중간에 화장실 한번만 갈 정도로 성장했다.
어제 사촌형들과 이모부, 아빠, 그리고 둥이까지 남자 6명이 모여 <슈퍼맨>을 보러갔다. 들어가기 전에 아빠는 선언을 해버렸다. 오늘만은 중간에 화장실 간다고 해도 아빠가 못 따라간다. '먀려워도 참아라!!!'
영화가 시작하고 둥이들은 집중해서 보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초딩 3학년이 이해하기 어려울 듯한 대목이 나올 때마다 둥이들의 얼굴을 봤는데 열심히 본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이 완전히 올라가고 나온 두번째 쿠키까지 보며 완주 성공!!!. 끝나고 나가면서 이야기해보니 영화의 자세한 설정, 대사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다. 슈퍼맨 안경의 비밀, 메이슨의 변신 비결 등등. 이 정도면 아빠보다 낫다.
그러고보니 둥이 1호와 2호 모두 팝콘과 함께 사준 음료수를 모두 잔뜩 남겼다. 화장실을 가지 않기 위해 음료수를 아껴서 먹은 모양이다. 기특하다.
사진은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 어느날, 물에 젖은 새앙쥐가 된 쌍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