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4
지난주 금요일, 드디어 유준이는 그토록 가보고 싶었던 대전 새 야구장(대전한화볼파크)에 갔다. 그렇게 구하기 어렵다는 대전야구장 입장권을 엄마가 오랜 정성을 들여 구했고, 마침 아빠 휴무와도 딱 맞아떨어졌다. 물론 기아팬인 우재도 기꺼이 동참해 온 식구가 신나게 대전으로 향했다.
일찌감치 표를 구했지만 엄마와 아빠는 입이 간질간질해도 둥이들에게 이 계획을 미리 얘기해 주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주 목요일 아빠가 퇴근한 뒤 엄빠의 비밀계획을 털어놓았다. 둥이는 눈이 동그래졌고, 실감이 나지 않는 눈치였다. 그리고 아빠는 비장하게 말했다. "내일 학교가 끝난 뒤 지체없이 집으로 뛰어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대전으로 가는 열차를 탈 수 없을지도 모른다" 둥이들의 눈이 다시 한번 동그래졌다. 물론 열차시간은 다 여유있게 맞춰 놓았다.
다음날 오후, 둥이들의 학교가 끝날 무렵 아빠는 베란다로 나가 창밖을 바라보았다. 수업이 먼저 끝난 유준이가 전력을 다해 달려오는게 보였다. "유준아. 안 늦었어. 걸어와!!" 유준이는 들리는지 마는지 그 속도 그대로 현관까지 뛰어들어왔다. 조금 있으니 우재가 뛰어오는게 또 보인다. 역시나 천천히 오라고 했지만 그대로 집까지 또 뛰어왔다.
거실에서 선풍기로 잠시 땀을 식힌 뒤 바로 출발.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다시 열차를 타고, 마지막으로 택시를 타고 야구장에 도착. 먼저 유준이가 좋아하는 이글스의 유니폼을 사고, 에이스 폰세의 이름과 등번호도 새겼다. 우재는 타이거즈를 좋아하니 광주에서 사기로.
경기는 아쉬웠다. 폰세가 7이닝 무실점을 했지만 타선이 점수를 못 뽑으면서 연장 11회 끝에 0-1로 지고 말았다. 트윈스 팬인 아빠도 이글스를 응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즐거웠다. 사람이 너무 많아 대전역까지 버스나 택시를 탈 엄두가 안나 걸어와야 했지만, 서울역에서 탄 택시 안에서 쌍둥이는 거의 기절했지만 우리 가족의 추억 한페이지가 또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