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를 준비하는 쌍둥이

2026.02.18

by 너부리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유준이와 우재는 함께 였다. 어디든 같이 다녔고, 잠도 같은 침대에서 잤다. 한 녀석이 아프면 곧 따라 아팠고, 어린이집과 유치원도 같이 다녔다. 초등학교 들어서도 1~2학년은 같은 반이었고, 3학년이 되어서야 다른 반으로 배정됐다.

수영도 같이 배우기 시작했고 태권도 단증도 같이 땄다. 자전거도 똑같은 것을 사서 같이 배웠고, 아빠 차에 설치한 카시트도 똑같은 것으로 성장에 따라 갈아가며 앉다가 같은 날 카시트에서 해방됐다.

당연히 방도 같은 방이다. 퀸사이즈 침대에서 같이 잔다. 낮에는 툭탁거리며 싸우다가 엄빠에게 혼나더라도 자기전에는 둘이서 무슨 말을 하는건지 밤 늦도록 떠들다가 엄마에게 같이 혼났다. 그러면 또 둘이 같이 자는척을 하다가 또 혼났다.

그러던 유준이와 우재가 이제 각방을 쓰기로 했다. 조금씩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던 차에 엄빠가 결정을 내렸다. 추진력으로는 세상 둘째가라면 서러운 엄마가 결정 즉시 싱글침대 두개를 주문했다. 나란히 붙어있던 책상은 떼어서 각자의 방으로 가기로. 책장도 하나씩 가져가기로.


어제 유준이는 앞으로 자신이 쓸 방(현재는 옷방)에 임장을 왔다. 침대가 얼마나 큰지, 붙박이장 문을 잘 열릴지. 책상은 어떻게 배치할지를 혼자 고민하고 갔다. 일찌감치 방을 결정한 우재는 현재 엄마아빠가 쓰는 방을 비워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다음주에 침대가 오면 바로 따로 잠을 자야 한다. 아마 둘 중 한놈은 엄마아빠가 자는 방으로 뛰어올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다른 쌍둥이의 방으로 갈지도. 그러다 보면 자신만의 공간에 포스터를 붙이고, 어느날은 문을 걸어잠그기도 하고 그러겠지. 그때는....아빠가 문을 떼어야 겠다.


page.jpg 열정은 사진에 찍히지 않는다고 누가 그랬는데...이 사진만 보면 누가 야구에 훨씬 더 열정적인지 대번에 알겠다. 열정도 사진에 찍힌다...아니 표정에 나타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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