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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부리 Apr 16. 2016

형제다!!!!!!!

2015.8.7.

오늘 야근이라 오전에 아내 따라 병원에 갔다.

지난번 목뒷덜미 두께를 검사할 때는 같이 못가서 미안했는데 오늘은 다행히 시간이 맞았다.

아내 주치의가 갑자기 몸이 좋지 않아서 못 나왔다며 다른 선생님을 만났는데, 시원시원한 분이었다.

정신없이 초음파를 보여주며 “이건 눈처럼 보이죠? 사실 눈은 없어요. 눈이 들어갈 자리만 생겨있는거에요” “이게 손가락이에요 뼈가 보이죠” 등의 무시무시한 말씀을 생글생글 웃으며 하신다. 역시 의사다.


언젠가 이런 모습도 실제로 볼 수 있겠지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첫째는, 보통 아래쪽에 있는 아이를 첫째라고 하는데요. 보이시죠. 아들이네요” 그래, 아직 희망은 남았다. 둘째는?!!!!!. “둘째도…아들 인 것 같네요. 축하드려요”

이렇게 아내는 이남모, 나는 이남부가 되었다.

심장소리는 여전히 쿵쾅쿵쾅 힘찼고, 입은 아빠를 닮아서 그런지 계속 뭔가 웅얼거리고 있었다. 둘이서 수다를 떠는건지, 뭔가 밖으로 소리를 치고 있는건지…

제일 재밌었던 것은, 두 녀석 모두 양반다리를 하고 있다고….공부라도 하고 있는건가.

피검사는 결과가 일주일 후쯤에 나온단다. 아직까지는 아무일 없이, 고맙게도 잘 자라주고 있다.

짓궂은 친구녀석들은 아들 두놈이 태어나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미리 겁을 준다. 근형이는 “가장 순한 아들이 가장 산만한 딸보다도 키우기 힘들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 자식도 딸을 키워본 적은 없다. 그놈은 10살, 8살 형제의 아빠다.

성별이 무슨 상관이랴. 형제든, 자매든, 남매든. 일단은 건강하게 겨울에 보자. 엄마 품에서 무럭무럭 잘 자란 뒤 세상으로 나오거라. 그리고, 평생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친구가 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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