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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부리 Mar 07. 2018

최대 위기를 맞이한 쌍둥이

2018.03.07

어린이집 가방에 식판까지 챙겨들고 좋아하는 유준이와 우재. 그러나 이것은 26개월 인생 최대 위기의 시작.



이번주 쌍둥이는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3월5일, 드디어 어린이집에 입학(입원?)했다.

적응기는 일주일이라고 한다. 하루에 한시간씩만 보내고, 다시 말하면 간식만 먹고 돌아온다. 첫날에는 엄마가 같이있고, 둘째날부터는 '얄짤없이' 쌍둥이들만 있어야 한다.

첫날에는 엄마가 있었으니 무사히 지나갔다. 6일, 그러니까 어제는 좀 달랐다. 우재는 별생각없이 들어가고, 유준이도 얼떨결에 우재 따라 들어가기는 했다. 아내가 나오면서 보니 우재는 말을 타고 놀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시간 뒤 찾아가보니 유준이가 엄마를 찾으며 한참 울었다고 한다. 우재는 걱정과 달리 잘 놀고. 사실 훨씬 더 걱정한 것은 낯을 많이 가리는 우재였다. 역시 뭐든지 해봐야 아는 법이다. 다만 어린이집에서 주는 식빵은 먹지 않았다고 한다. 퇴근 후 왜 안먹었냐 물었더니 맛이 없었다고 한다. 엄마가 계란에 노랗게 부쳐서 잘라주는 식빵과 많이 달랐던 모양이다.

오늘은 우재가 울면서 들어갔다. 우재는 엄마와 '바나나를 사러가는' 줄 알았는데 바나나는 안사주고 둥이들끼리만 들어가라 하니 '멘붕'이 왔나보다. 유준이는 웃으면서 들어갔다. 그런데 또 어제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우재는 금방 그치고 놀았는데 유준이는 또 울었나보다.


오늘 퇴근 후 목욕을 시키며 유준이에게 물었다.

"내일 어린이집 갈거야?"

대답을 안한다. 몇번을 물어도 눈을 피한다.

우재에게도 물었다. 마찬가지다. 어린이집 적응이 적잖이 스트레스인가 보다.


엄마아빠와 떨어져서 보낸게 난생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낯선' 사람들과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전에는 하비와 하미, 이모, 이모부 등이었는데, 이번에는 처음 보는 선생님과 친구들 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로 의지할 둥이가 있다는 것. 엄마가 오면 둘이 기차처럼 어깨에 손을 올리고 나온다 한다(물론 선생님이 시켰겠지만).

집에서는 툭하면 싸우는 유준이와 우재. 그래도 한녀석이 계속 당하지 않고 서로 복수도 해가며 아웅다웅 지내줘서 아빠는 참 고맙다. 밖에서는 서로에게 큰 힘이 되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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