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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부리 Apr 16. 2016

엄마는 약 먹기도 힘들어

2015.12.08


어제 아내가 드디어 약을 먹었다.

약봉지를 앞에 두고 한참, 약봉지를 까서 손에 들고 또 한참, 그렇게나 망설인 끝에 결국 약을 먹었다. 감-기-약.    

위 사진은 감기약과 아무런 상관이 없음. 플리커에서 저작권 프리라 퍼왔을 뿐…

아내는 지난주부터 감기기운이 있었다. 처음에는 목이 따끔따끔하더니 며칠전부터는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특히 밤이되면 침대에서 아주 자주 기침을 했다.

방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목이 따끔할 때부터 물을 수시로(억지로) 먹고(아내는 물을 거의 먹지 않아도 아무 이상이 없는 아주 신기한 몸을 갖고 있다) 보일러도 하루종일 돌리고, 가습기도 풀로 가동시켰다. 그래도 감기가 계속 진행되자 생강차를 하루에도 몇잔씩 끓여먹고 우엉차는 아예 보온병에 넣어놓고 틈나는대로 먹었다. 또 배즙도 사다가 따끈하게 데워 먹었다.

안그래도 임신으로 화장실을 자주 가야 하는 아내는, 억지로 물을, 차를, 배즙을 마시면서 한시간에도 몇번씩 화장실을 가게됐다.

그러나 불행히도 아내의 감기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악화됐다.

그제부터는 기침으로 밤에 잠을 거의 잘 수 없었다. 결국 아내는 장모님과 상의 끝에 결론을 내렸다. 무엇보다 기침할 때마다 뱃속의 아이들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어제 내과에 가서 진료를 받고 처방전을 받아 약을 지어왔다. 의사에게도 물어보고, 약사에게도 물어봤다고 한다. “임신부가 먹어도 괜찮을까요” 당연히 그러니까 처방전을 내어주고, 약을 줬겠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다시 몇번을 망설였다. 혹시나 아이들에게 해가 될까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 큰 결심을 한듯 약을 삼켰다. 다행히....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이들에게도, 감기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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