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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부리 Jul 22. 2018

포천 물놀이 다녀온 둥이들

20180722

처제의 강력한 추진력에 힘입어 번개처럼 금-토 1박2일 물놀이를 포천으로 다녀왔다. 

낮에는 똑같이 엄청나게 더웠지만, 포천에는 열대야가 없었다.

오후 늦게 도착했지만 1시간반이면 둥이들 물놀이할 시간으로 충분했고,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잔디밭에서도 맘껏 뛰놀았다. 

사람들은 여전히 묻는다. 쌍둥이인데 성격이 다르냐고. 정말 다르다, 정 반대라고 해도 될만큼 다르다. 

유준이는 마음보다 몸이 앞선다. 호기심이 많고, 상대적으로 겁도 적은 편이다. 물놀이 중 몇번 물을 먹었지만 겁내지 않고 다양하게 놀았다. 처음에는 얼었지만, 나중에는 혼자 워터 슬라이드도 타고 내려왔고, 이모에게 수영도 배웠다. 

우재는 물이 무서운지 처음에는 튜브도 타기를 거부했다. 이리저리 설득해서 태우기는 했지만 잘 놀다가도 조금만 이상하면 '나 밖에 나갈래'를 외쳤다. 결국에는 물밖에서 물총을 쏘고 구정물을 튀기는 데 더 열중했다. 



잔디밭에서는 우재도 유준이도 힘껏 잘놀았다. 사촌누나가 후레쉬로 배수구를 살피고 다니자, 어른들의 핸드폰 손전등을 빌려 곧 따라나섰다. 배수구 아래 배수관을 보며 신기해했고, 지나가는 '거미'를 보고는 '개미'라고 외치며 깔깔댔다. 

지난주 아빠 마중나왔던 길에 그토록 보고 싶어 외쳤으나 보지 못했던 달님이 포천 밤하늘에는 예쁘게 떠있었다. 우재가 반달을 보고 말했다. "아빠, 왜 달님이 잘라졌어" 아빠는 태양과 지구와 달의 위치와 그림자가 달 모양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지만, 역시나 우재는 알아듣지 못했다. 그저 예전에 봤던 달은 동그랗고 컸는데 이번에는 꼭 칼로 잘라놓은 것처럼 반달이 된 것이 신기한 모냥. 


왕복 4시간이 채 안되는 거리였지만, 유준이는 좀 힘들었던 모양이다. 오는날 아침부터 콧물이 보이더니 어제밤부터 된통 아프기 시작했다. 그래도 다시 가고 싶단다. 꼭 다시 가자. 담번에는 아프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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