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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부리 Feb 14. 2019

유준이의 위대한 도전

2019.02.14

둥이들은 이번주에도 기저귀와의 작별 연습을 하고 있다. 

낮에는 거의 성공한 듯 하다. 아주 가끔 실수를 하긴 하지만, 팬티를 입고 어린이집에 가고, 외출도 한다. 

남은 숙제는 밤이다. 자기 전에 이를 닦고 다시 기저귀를 입는다. 아침에 기저귀를 보면 우재는 잘때도 쉬야를 하지 않는 것 같은데, 유준이는 여전하다. 


지난 일요일, 주말을 마무리하고 잘 준비를 하려던 순간 유준이가 '위대한 도전'을 선언했다. 팬티를 입고 자겠다는 것이었다. 우재도 아니고 유준이가. 


응원한다!!!! 유준아!!!


불안했지만 엄빠는 유준이의 위대한 도전을 응원하며 팬티를 입혔다. 


잠자리에 들기전 자고 있는 유준이 밑에 손을 넣어봤다. 괜찮은 것 같았다. 조금 축축한 듯 싶었지만, 유준이는 원래 땀을 좀 흘리니까. 


그리고 아침이 왔다. 방 전체에 '찌릉내'가 가득찼다. 유준이는 등까지 젖었다. 씼기려고 옷을 벗겼더니 춥다고 난리다. 간신히 설득해서 씼겼다. 


유준이 씼기고, 옷도 빨고, 요도 빨고...순식간에 세탁물이 산처럼 쌓였다. 다시 유준이는 기저귀로 돌아왔다. 

그래도 약속한다. 엄빠는 언제라도 유준이가 위대한 도전을 하겠다면, 얼마든지 응원할 준비가 되어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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