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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철 May 24. 2022

결점이 있어서 당신을 사랑해요  

유결점 스토리텔링 마케팅 

 

유결점 마케팅이라는 용어가 있다. 대부분 감추기 마련인 브랜드의 결점을 오히려 솔직하게 드러내어 소비자에게 진정성있게 다가가고 브랜드의 친숙함과 친밀감을 높여 오히려 고객의 선택을 이끌어 내는 마케팅을 뜻한다. 과거에는 결점을 드러내는 이러한 사례들이 많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유결점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종종 시도되곤 한다.      


치토스 치틀

먼저 치토스의 치틀 캠페인을 예로 들 수 있다. 보통의 과자들이 그렇지만 특히 치토스는 과자를 먹을 때 부스러기가 손에 잘 묻어난다. 이것은 치토스에게는 소비자의 선택을 주저하게 만드는 결점일 수 있다. 그렇지만 치토스는 결점일 수 있는 과자 부스러기에 대한 이야기를 과감하게 스토리화 한다. 과자 부스러기를 치틀이라는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광고하면서 그것을 캐릭터화 한다. 또 치틀이라는 단어를 상표 등록까지 하고, 그때부터 치틀을 이용한 캠페인도 펼친다 . 2020년 슈퍼볼 광고에서는 랩퍼 엠씨헤머가 등장하여 손에 묻은 치토스 과자가루(치틀)를 소재로 한 광고도 집행했다. 사람들은 그 해 수퍼볼 광고 62편중 바로 이 광고를 가장 유머러스한 광고로 뽑기까지 했다.     


에이비스 렌트카 no.2  

과거 에이비스 렌트카에서 펼친 we are only no.2 캠페인도 결점 드러내기의 예시라 할 수 있다. 에이비스 렌트카는 1위와는 굉장히 차이가 큰 만년 2위 브랜드로 영업에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었다. 그때 빌번벅이라는 광고인과 함께한 캠페인에서 ‘우리는 오직 2등일 뿐이다’라고 말하면서 자기 결점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덧붙였다. 솔직하게 자기의 위치를 드러내고, 그렇기에 앞으로는 더 열심히 하겠다는 진정성 어린 메시지는 그 뒤 에이비스 렌트카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이고 1위기업인 허츠 렌트카와 차이가 크지 않는 매출을 기록하게 하였다. 광고 캠페인 사례에서도 성공사례로 꼽힌다.      


에이수스 노트북 

우리나라의 예를 들어볼까? 우리나라에서는 ‘에이수스 노트북 스벅 출입가능’이라는 브랜디드 콘텐츠가 mz사이에서 인기를 끈적이 있다. asus노트북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다. 보통 스타벅스에서는 맥북처럼 비교적 잘알려진 브랜드 노트북을 켜놓고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asus라는 노트북 브랜드는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가격도 합리적인 중저가 브랜드이다. 때문에 로고를 드러내놓고 노트북 작업을 하는게 조금 망설여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해당 브랜디드 콘텐츠는 제작됐다. 우리 제품은 가성비가 뛰어나 가격은 싸지만, 성능은 뛰어난 제품이다라는 것을 바로 알리지 않았다. 우리 제품을 쓰면 사람들 앞에서 브랜드를 자랑하면서 작업을 하는건 어려울 수 있다라는 내용을 위트있게 표현하여 해당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과감하게 드러낸다. 그리고 그 결점에 맞춰서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결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들의 제품을 선택해 달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결점을 드러내는 솔직함과 그것을 표현하는 위트 그리고 이유있는 주장으로 해당 콘텐츠는 asus 노트북이라는 브랜드를 알리는데 기여했다.   


솔직함으로 승부하는 브랜드

결점드러내기가 소비자에게 통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무엇보다 브랜드가 진정성을 가지고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정보가 오픈된 디지털 세상에서 약점이나 결점에 해당하는 정보를 감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는 상품이나 브랜드 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해당되는 현상이다.      

결점을 가리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솔직하게 오픈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엘리베이터와 tv도 없고 거울과 화장대도 없어 불편할 수 있다며 스스로를 최악의 호텔이라 부르며 결점을 솔직하게 오픈했던 호텔이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스 브링커 버짓 호텔이다.  이 호텔은 스스로를 최악의 호텔이라 불렀지만, 또 그만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광고로 어필하여 예약 폭주를 부르고 전세계 배낭 여행객들에게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선정되었다. 결점에 머무르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을 이야기할 때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된 것이다. 


결점이 있어도 나를 사랑해 줄래요?


솔직히 드러낸 결점에서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시작될 수 있듯이 연인 사이의 사랑도 마찬가지 아닐까?

상대방이 가진 것 때문에만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욕망의 영역이라고 한다. 상대방의 장점 때문에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면, 마침내 그 장점이 익숙해지거나 희미해질 때 서로는 다른 곳을 향하게 될 것이다.  

반면 진정한 사랑의 영역은 상대방의 가지지 못한 것에 반응하는 것이라고 한다. 결점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고, 때론 그 결점을 채워주고 싶을 때, 그것이 사랑이라는 관계의 시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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