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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누의 꿈 Mar 12. 2023

누더기.

AI, 마음, 에세이


“석공은 돌 속에 마음을 꺼내기 위해

돌을 보며, 정을 휘두르고“

“도자기 장인은 유리에 마음을 담기 위해

흙을 빚고, 불로 구워 냅니다.“

“대장장인은 쇠에 마음을 담기 위해

망치로 쇠를 두드리며“

“화가는 종이에 마음을 담기 위해

붓을 휘두른다죠.“


저는 글에

마음을 담기 위해

흔적을 꺼냅니다.


과거의 흔적으로 또 다른 흔적을 만들고

그 흔적은 수북하게 쌓이게 됩니다.


하나의 단어와

같은 문장이

고장 난 마음에 닿아

수십까지의 흔적을 남깁니다.


비판적이고 적나라한 날 선 흔적은

논리와 합리라는 틀에

거칠고 투박하게 엉켜

검고 어두운 색을 가진 거대한 덩어리가 되어

비웃음을 머금고 저를 맞이합니다.


생각 같아서는 지워버리고 싶지만

제 마음은 아니라고 하여

수십 번을 읽고 읽어

마음에 들게 다듬고 있습니다.


제 마음은 고장 나 있고

겉보기에는 조용하고 멀쩡하며

나름 괜찮아 보이지만


한 단어와 한 문장의 흔적을

보고 생각을 풀어내면

고장 난 흔적을

삶의 흔적을 마주하게 합니다.


제가 글을 쓰는 시간은

얼마 안돼 끝나지만

다듬고 이어 붙이는 것은

며칠이 걸립니다.


저는 화를 삼키고

이성적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지만

삶은 여러 상황을 만들어

저를 고장 나게 했고

그것은 이렇게

흔적이 되어 나타납니다.


끝내 저는 마음을 달래려

위로를 합니다.


너는 휘둘린 것이며

너는 못하지 않았으며

상황이 그러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마음을

위로합니다.


너는 느린 게 아니며

잘못도 없다.

잘 못한 것은 상황이다.


제 글은 누더기입니다.

7,000자가 되는 글은

4,000자가 될 때까지

다듬고 이어서

AI를 통해

시로 에세이로 바꿔

에세이라 우기며

브런치에 흔적을 남깁니다.


누구는 글속에 의미를 담는다고 합니다.

재주가 없는 저는 글을 모아 의미를 만듭니다


이런 이기적인 글을

읽어주시는 분께

의미와 위로가 되고

삶에 작은 의미가 된다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습니다.


저는 평범했고,

잘난 게 없었기에

삶은 상황에 휘둘려

의지와는 다르게

수많은 사람의

직업을 없애버렸지만


여러분은 그런 일 없이

의미가 있는

마음에 드는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과거를 되돌릴 수 없다면

미래의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방향을 준다면 어떨까

오늘도 생각합니다.


저는 다음 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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