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라마단이 시작되었다.
내가 맨체스터 비행을 갔던 날 새벽 4시부터 시작되었다.
라마단이라는 기간을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2013년이다.
2012년 11월에 중동에 처음 왔으니..
"라마단 (Ramadan)
이슬람교에서 행하는 약 한 달가량의 금식기간으로, 이슬람교도들은 라마단 기간 중 해가 떠 있는 낮 시간에는 음식과 물을 먹지 않으며 해가 지면 금식을 중단한다.
시사 상식 사전 "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른다고,
무슬림 국가에서 항공사에서 일하는 만큼
라마단 기간에 지켜야 할 점들이 있다.
이것은 첫 해부터 지금도 회사에서는 라마단 기간이 시작되기 전
지켜야 할 부분들에 대해 이메일을 보내준다.
1.금식 기간인 동료나 손님들 앞에서 음식이나 물 마시는 것을 조심한다.
이미 회사 안의 열린 카페테리아는 문을 닫았다.
닫힌 공간인 카페테리아에는 낮 시간동안에 외부에서 물을 마시고
음식을 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공고가 붙어있다.
접수 완료!
2. 공공 장소에서는 어깨나 무릎을 잘 가리는 복장을 갖춘다.
원래도 보수적인 나라라서 조심은 했지만
이 기간동안에는 조금 더 조심해야한다.
위의 두 가지 말고도 우리 일터에는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
맥주나 미니어쳐들은 손님들 테이블에 두지 않는다.
캐빈에 술 병을 들고 가지 않는다. (갤리에서 와인을 와인 잔에 붓는다. 원래는 기내에 들고 가서 와인 테이스팅을 한 후에 붓는데, 이 점이 생략되서 좋다.)
금식 Fasting을 하는 손님들의 Iftar 타임에 맞춰 서비스 제공
Iftar bag 이 실린다.(Breaking the fast하는 손님들이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랩, 물, 대추, 라반 그리고 물티슈가 담겨있다.)
Office working hour가 바뀐다.
해가 뜨는 시간에 맞춰서 금식을 시작하고, 해가 지는 시간에 맞춰 Breaking the fast를 한다.
첫 해에 라마단 기간에는 중동 비행을 자주 했던 것 같다.
Iftar 시간 (금식을 끝내는 시간)이 다가오자
대추가 주렁주렁 달린 가지를 들고 기내를 돌아다니면서
나누어 주던 승객이 있었다.
그리고 같이 Fasting을 했던 크루 입에도 대추를 하나 넣어주셨다.
멀뚱 멀뚱 이게 무슨 광경인가 쳐다보고 있었던 나에게
대추를 꼭꼭 씹으며 크루가 설명을 해 주었다.
금식 기간이 오래 되었을 때는, 무거운 음식을 바로 먹기 보다는
대추나 라반, 물로 당 충전을 먼저 해 준다고 한다.
그리고 천천히 음식을 먹어주어야지 부담이 없다고 했다.
아하 그렇구나.
가지에 달린 대추.. 참 맛있어 보였다.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니 아바야를 입은 할머니가 대추를 하나 똑 따서
내입에도 넣어주셨다.
맛있었다.
내 첫 해 라마단의 기억은 그렇게 남아있다.
처음엔 아주 무더운 여름이었는데 올해 라마단은 3월이다.
조금씩 앞으로 당겨지고 있다.
더운 날 물도 못 마시고 일하는 동료들을 보면서
라마단이 겨울이면 덜 힘들텐데라고 했었다.
동료가 웃으면서 조금씩 당겨지다 보면 겨울에 라마단
기간인 해가 올거라고 했다.
그때까지 나는 중동에서 라마단 보낼 일이 없다고 했는데...
이미 3월이네
그 동료가 그랬다.
You never say never.
예전만큼 밖에 돌아다니면서 놀지 않아서 그런지
라마단 기간과 아닐 때의 별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음.. 약속시간을 잡을 때 해 진 뒤에 잡는 것 이외에는 말이다.
라마단을 보내는 동료들, 손님들
Ramadan Kare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