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ter operation 비엔나

De icing & Anti icing

by 나의지금Minow

귀한 비엔나 비행이 두 개나 이번 달 로스터에 찾아왔다. 새해 시작 스케줄이 굉장히 좋다.


지난해 어떤 달에는 레이오버 비행 없이 턴 만 열심히 했던 달도 있었는데, 충분히 보상받은 기분이었다. 생각하기 나름이지.


지난주 비엔나는 날씨가 영하권이긴 했지만 눈이 오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아 나갈 만했다.


나갈만하다는 소리를 하기 위해서 몇 겹의 옷을 껴 입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 비엔나는 달랐다.

우리 비행기가 비엔나에 도착하는 시간은 새벽 5-6시 사이이다. 크루들과 함께 마무리를 하고 비행기를 떠날 때쯤 멋진 동이 트기 시작한다. 추위를 뚫고 세상이 돌아가게 하기 위해 이 시간에 깨어있는 모든 분들이 존경스러웠다. (우리 크루들도 포함!)

도착한 시간 비엔나의 온도는 영하 10도. 도하로 돌아가는 날은 예상 기온 영하 9도 일기예보에는 눈이 내릴 거라고 했다. 피부를 스치는 바람의 기운이 매섭고 날카롭다. 들 숨에 느껴지는 공기가 뾰족했다. 시내에 나가서 구글 지도에 하트 찍어놓은 북까페.. 못 가겠다. 너무 춥다. 정말 춥다.


야속하게도 추운 날에도 배는 어김없이 고파오는 것.


뜨끈한 국물로 추위를 녹이고 싶었다. 가방에 들어있는 작은 삼양라면은 내일을 위해 아껴두었다. 내일이 더 춥고, 눈도 오고, 내가 외부 점검을 나가야 하기 때문에. 온기 장전을 위해 양보했다.


최근 Billa 슈퍼에 감자 샐러드를 파는 것을 맛봤다. 시큼하고 촉촉한 슈니첼 옆에 곁들여져 나오는 샐러드였다. 새콤한 음식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피해 갈 수 없었지. 그것도 슈퍼 문 열리자마자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있는데.. EAT HAPPY와 감자 샐러드 너로 정했다. 행복한 도시 김해의 슬로건은 GIMHAPPY, 김해를 떠나도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행복하지. 혼자 히덕거리며 슈퍼에서 장을 봤다.


필요한 것들 냉장고에 채워 넣고 EAT HAPPY 먹고, 행복한 낮잠까지 잤다. EATALY, GIMHAPPY에 이은 마음에 드는 문장이다. 먹으면 왠지 행복해질 것 같은 느낌?

다음날 확실히 De icing, anti icing, cold weather operation을 하게 될 것 같아 프로시져를 읽고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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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 icing & Anti icing


De icing 은 비행기의 critical surfaces 에 생긴 얼음들을 녹이는 작업이다. 보통은 뜨거운 액체로 형성된 form 들을 녹인다.


Anti icing은 얼음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액체를 뿌리는 작업이다. 공항마다 뿌리는 액체 타입들이 다르기 때문에 타입, 비율을 확인한다.



De icing만 하는 경우는 one step 이라 하고, de icing 이후 anti icing을 하는 것을 2 step이라 한다. 이 경우 anti icing fluid가 뿌려지는 순간부터 HOT (Hold over Time)을 계산해서 주어진 시간 안에 이륙을 해야 한다. 옛날 사람인 나는 HOT 가수 생각하며 이 챕터 열때마다 마음이 둠칫둠칫


두 개의 활주로로 운영되는 비엔나 공항은 굉장히 효율적이었다. 한 활주로에 제설작업을 하기 위해 ATIS에 15분간 닫힌다는 정보를 올려두었다. 천천히 일정 간격을 두고 움직이는 제설 차량들은 정말 주어진 시간에 임무를 마치고 복귀했다.


제설 작업을 끝내고 활주로로 향하는 반가운 코리안에어.

나의 첫눈 오는 날의 오퍼레이션이었다. 차분하고 유쾌한 캡틴이랑 같이 프로시져 읽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설명을 잘해주셨다. 덕분에 시뮬레이터에서 해 보던 과정을 실제로 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나이는 어렸지만 이미 쌓인 경력과 차분한 태도는 본받고 싶었다.


디아이싱 안티아이싱, FL 300- 380까지 터뷸런스가 있어 기내가 많이 흔들렸다. 음식을 먹기 힘들고 어느 순간 속이 안 좋아서 비행기에서 음식을 먹지 못했다.

랜딩 후 진정된 속을 달래기 위한 한 상을 차려먹었다.

두 달 후부터 여름이 시작되는 사막이기에. 오늘 했던 겨울 오퍼레이션 과정이 어땠는지 아이패드에 정리를 해 두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짧은 시간 외부에 있는 것도 힘들었는데, 공항이 제대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 일하시는 모든 분들이 존경스러웠다. 덕분에 무사히 잘 돌아왔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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