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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에 Oct 16. 2021

자니?


화이트 데이


몇 해 전 3년 14일, 

a.k.a. 화이트 데이


회사 1층 리셉션에서 연락이 왔어요.


꽃 배달 와있어요.



너무도 아름다운 꽃다발이 나를 보며 활짝 웃고 있네요.

심지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JANE PACKER(제인패커)의 꽃다발이요!!! :D


'화이트' 컬러를 메인으로 옐로와 그린이 어우러진 우아한 디자인이에요.


꽃다발과 함께 ROYCE Fromage Blanc(로이스 프로마주 블랑) 초콜렛도 함께 왔네요.

이 초콜렛은 가히 ‘단짠’계의 혁명템이죠~!


꽃다발도 초콜렛도 '화이트'컨셉으로 맞춘,

마음이 느껴지는 선물이었어요!  


내 눈은 어느새 8시 20분의 모양을 하고 웃고 있네요. ;)



방금 어떤 분이 직접 두고 가셨단 리셉션 직원의 말에

아직 멀리 못 갔을 그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그 여자 : 오빠아~~~ 왜 얼굴도 안보고 가?? 지금 어디쯤이야? 근처면 차 돌리지~~

그 남자 : 벌써 강 건넜어. 그리고 너 일하는 중이잖아.

그 여자 : 그럼 이따 저녁에 만나~

그 남자 : 그래… 회사로 갈께.



퇴근시간만 기다리던 난

지하주차장에 도착했단 그의 메시지를 받고

춤을 추며 그의 차로 돌진했어요.


그를 마주하자마자 꽃이 너무 아름답다며

호들갑 5단계를 가동했죠!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저녁 먹으러 가재요



저녁 장소에 도착.

식사 전에 사진을 찍고 싶어서 꽃다발을 가지고 내리려는데 그가 말했어요.


그 남자 : 꽃다발은 차에 두고 가자.

그 여자 : 왜에?

그 남자 : 그냥… 번거로울거 같아.


어쩐지 단호한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꽃다발은 차에 두고 내렸어요.


저녁을 먹는 내내 나만 신나서 얘기하고

그는 유난히도 말이 없네요.

차를 마시러 가서도 너무 조용한 그…


평소보다 일찍 집에 데려다주네요.

집 앞에 도착해서 차가 멈춰서자 그가 말했어요.


그 남자 : 우리 그만 만나자.

그 여자 : ..... ????? ......?? 



네,

우린 그날 헤어졌어요.


하필 화이트데이에.

하필 아름다운 아름다운 꽃다발을 든 채.



이젠 전혀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글을 쓰다 보니

좀 쓰리네요...



'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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