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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에 Oct 17. 2021

그 밤, 약수동, 아이스크림


가끔 혼잣말을 해요.

대체로 졸린다거나 무언가 먹고 싶단 말들이에요.


그 친구와 저녁을 먹고 나오는 길,

유명한 맛집에 가려고 일부러 낯선 동네에 찾아든 터라 바로 주차장으로 가려니 했어요.


그런데 그가 핸드폰을 잠시 보더니

 데가 있어요.” 하네요.


그 여자 : 어디요?

그 남자 : 가보면 알아요.


4-5분쯤 걸으니 배스킨라빈스 매장이 보여요.

아까 저녁 식사를 하면서 그와 대화하다가 내가 또 혼잣말을 했나봐요.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


혼잣말처럼 한 말을 그가 건져 올린거에요! :D


우린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을 한 스쿱씩 골랐어요.

언제나처럼 나는 '컵'을 선택해요, 콘 말고.

내가 매장 직원분에게 “컵이요.” 하니, 그도 따라하네요.


왼손엔 아이스크림 컵을 들고 오른손엔 플라스틱 스푼을 들고

그렇게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걸었어요.

아이스크림 한 번에 서로의 얼굴을 두 번쯤 번갈아봐요. :)


시시껄렁한 얘길 나누며 뭐그리 좋은지

내 눈은 내내 8시 20분을 하고선 그와 함께 주차장을 향해 걸었어요.


그의 옆얼굴을 보며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컵을 들고 있던 왼쪽 손등에 아이스크림을 흘리고 말았어요.

휴지도 물티슈도 다 차 안에 있어 난감한데,

그가 오른손으로 나의 왼손에 묻은 아이스크림을 닦더니.....

먹는 거예요!!!


(... !!!!! ... 심쿵... !! ...)



그는 눈썹을 치켜 올리며 씨이익 웃어요.

그때부턴 아이스크림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몰라요.


그랬던 그였는데.....


#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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