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혼잣말을 해요.
대체로 졸린다거나 무언가 먹고 싶단 말들이에요.
그 친구와 저녁을 먹고 나오는 길,
유명한 맛집에 가려고 일부러 낯선 동네에 찾아든 터라 바로 주차장으로 가려니 했어요.
그런데 그가 핸드폰을 잠시 보더니
“갈 데가 있어요.” 하네요.
그 여자 : 어디요?
그 남자 : 가보면 알아요.
4-5분쯤 걸으니 배스킨라빈스 매장이 보여요.
아까 저녁 식사를 하면서 그와 대화하다가 내가 또 혼잣말을 했나봐요.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
우린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을 한 스쿱씩 골랐어요.
언제나처럼 나는 '컵'을 선택해요, 콘 말고.
내가 매장 직원분에게 “컵이요.” 하니, 그도 따라하네요.
왼손엔 아이스크림 컵을 들고 오른손엔 플라스틱 스푼을 들고
그렇게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걸었어요.
아이스크림 한 번에 서로의 얼굴을 두 번쯤 번갈아봐요. :)
시시껄렁한 얘길 나누며 뭐그리 좋은지
내 눈은 내내 8시 20분을 하고선 그와 함께 주차장을 향해 걸었어요.
그의 옆얼굴을 보며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컵을 들고 있던 왼쪽 손등에 아이스크림을 흘리고 말았어요.
휴지도 물티슈도 다 차 안에 있어 난감한데,
(... !!!!! ... 심쿵... !! ...)
그는 눈썹을 치켜 올리며 씨이익 웃어요.
그때부턴 아이스크림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몰라요.
그랬던 그였는데.....
#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