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루에 Oct 17. 2021

가을씨...


여름을 좋아해요.

아니, 좋아했어요.



“여름을 좋아해요.”


내 마음 일렁이게 하는 사람을 만날 때면 이렇게 말하곤 해요.


그런데,

지독하게 아픈 어느 여름을 겪으며 깨달았어요.


내가 좋아하는 건,

내가 좋아한 건,

여름이 아니라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여름+밤이라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곁에 없는 뜨거운 여름의 절정은

한낱 괴로운 시절이라는 걸...



영화 <500일의 썸머>를 보셨나요?

이 영화의 원제는 <[500] Days of Summer>이지요.


'썸머(Summer)'는 여주인공의 이름이에요.


진정한 사랑을 믿는 톰(조셉 고든 레빗)에게 썸머는 진짜 나쁜X이에요.

음... 썸머에 대한 입장은 사람마다 다를 거 같아요.

관계에 있어 철저히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썸머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어요 난.


영화가 끝나고 곰곰 생각해보니

내가 이토록 톰에게 감정이입이 되는건

썸머를 보며 내가 만난 누군가가 떠올라서구나,

그리고  또한 누군가에게 썸머였겠구나...

싶더라고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이래요.


썸머로 인해 엉망진창이 되어 직장마저 잃은 톰이

정신을 차리고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 위해 한 회사의 면접 장소에 가요.

그리고 그 곳에서 마주친 새로운 인연!


톰 : What’s your name?

그 여자 : My name is Autumn :)


환하게 웃으며 데이트를 수락하는 그녀의 이름은

'Autumn(가을)'이에요.

지긋지긋한 여름(썸머)이 가고, 마침내 가을이 온거에요!!! :)



이렇게 나에게도 어서 Mr. 가을씨가 찾아오길...

이왕이면 뒤통수가 예쁜 사람이었으면...

안오면 내가 갈꺼니까! ;)

매거진의 이전글 그 밤, 약수동, 아이스크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