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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에 Oct 16. 2021

끄기의 힘


끄기의 힘

몇 해 전, 뜻밖에 나를 찾아온 물리적인 어려움이 1년 넘게 지속되었다.

힘겨운 나날이 지치도록 이어졌다.
상태가 유독 심한 날에는 핸드폰을 들고 있을 힘도 내겐 없었다.
괜찮을리가 없었다.
마음이 버텨내질 못했다.

웃음을 잃었다.
평소에는 별거 아닌 거에도 때와 장소를 안 가리고 웃음을 터뜨리는 나를 보고 주변 사람들은 '사춘기'라 했다.
그런 내가 웃음을 잃었다.
웃음 없는 얼굴이 이쁠 리 없지...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잃었다.
나를 추스를 힘도 없었기에...
평소엔 잇고 도움 주는 걸 좋아하던 사람이었다.
심지어 거절도 잘 못해서 울면서라도 도움을 주는 쪽이었다.
그런 나는 어디로 갔담...



하나씩 꺼나갔다.

나의 관심을, 생각을..

처음엔 바닥난 에너지 때문에 그럴수 밖에 없었다면,
동생이 선물해준 <신경끄기의 기술>을 읽고 나서는 의식적으로 그렇게 했다.
지나치게 많은 곳에 켜놓았던 신경 스위치를 끄고
너무 애쓰지 않으려
끙끙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자연스레 삶이 아주아주 단순해졌다.

에너지를 써야 할 곳이 이전보다 잘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5개월쯤 지나면서 물리적인 어려움도 점차 회복되었다.

그리고 책 <신경끄기의 기술>의 부제처럼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을 얻은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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