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선배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온단 말도 없이...
(썸 아니고!)
선배는 평소답지 않게 어깨가 축 처져있네요.
때론 왜냐고 물으면 안될거 같을 때가 있지요..?
선배는 두서없이 몇마디 하더니 이내 시선을 떨굽니다.
정말 얘기 안해주실꺼에요?
이런 모습 처음 봐요.
그제서야 선배는 천천히 입을 땝니다.
그 맘의 생채기를 어쩐다지요...
어줍잖은 위로대신 무조건 선배 편이 되어줍니다.
과장된 제스쳐와 말투로 선배의 문제적 '배드보스'를 실컷 물어뜯었지요.
(버벌리, 말로만요!)
얘기를 마치고 돌아서려는데 선배가 묻네요.
"이 까페에서 제일 좋아하는 게 뭐야?"
"시트러스 진저요, 근데 왜요..?"
선배는 까페에서 시트러스 진저티 열 잔을 계산하곤
카페 직원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이 친구가 와서 마실꺼에요
그러고보니 선배의 표정이 한결 좋아보이네요.
엷게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이상하죠..?
위로가 필요한 사람은 그쪽인데,
오히려 누군가에게 베풀며
스스로 치유되는 듯 보이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