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오늘은

겨울나무

by 하루에


계절의 변화를 제일 부지런히, 성실하게

알려주는건 나무 같아.


​겨울 나무는 봄의 나무, 여름 나무, 그리고

가을 나무와 같은 나무지만 완전히 다른 모습이야.

실루엣도 색채도 부피감도 다르지.


겨울나무는 ‘선’으로 선명하게 표현돼.

이 사진들처럼.


꽃봉우리와 꽃, 나뭇잎과 열매,

그것이 만들어주던 그늘과

그것을 찾아 들던 새들과 꿀벌들이 모두 사라진

겨울나무는 마치 공들여 단장한 헤어, 메이크업을

모두 지운 본연의 민낯(생얼)같다고 할까?

겨울나무의 맨얼굴은

어쩐지 초라한 듯 보이지만

한편으론 진실해 보이고, 강인해 보여.


언젠가부터 이런 겨울나무를 좋아하게 되었어.

이전에는 풍성하고 화려하고 싱그럽고 시원한

봄, 여름, 가을 나무가 좋았는데

몇 해 전부터 겨울나무를 자세히 보기 시작했어.

천천히 바라보며 관찰한 겨울나무는

‘선(line)’이고, 동시에 또 ‘선(善)’이라고 느껴졌어!


그 선이 처음엔 애처러워 보이더니

점점 겨울나무가 내어준 생명력 덕분에

꽃도 있고, 나뭇잎도 있고, 열매도 있고, 그늘도 있고,

그래서 새들이 둥지를 틀고 꿀벌도 날아든다는 생각에 이르렀어.

그러니

이 선선(line)한 겨울나무가 얼마나 선(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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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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