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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완전히 프리한 프로 구직러로 돌아옴


X같은 분위기의 두 번째 회사를 나왔다.

그리고 완전한 FA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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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디에도 적을 두고 있지 않은 상태로 돌아왔지만, 1년 전과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초조함에 '아무 데나' 가면 회사에도, 나 스스로에게도 못 할 짓이라는 걸 배웠다.


한겨울로 가는 길목이었고, 년 초에 시작한 코로나는 여전히 기승을 부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게 더 익숙한 상태가 되었다.

배우 유해진 씨는 한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힘든 시절 나를 위로해 준 북한산에게 고맙다는 소감을 밝혔는데, 나에겐 한강이 그런 존재였다, 딱히 갈 곳도 없던 나는 무작정 한강 변을 걷고 또 걸었다.


프로 구직러의 구직 방향이 바뀌었다.

내가 싫어하는 곳들의 특징들을 리스트 업 해봤다.


1. 관심이 전혀 없는 산업군은 피한다.

2. 전체적으로 느릿느릿 돌아가는 업무 환경은 피한다.

3. 사람을 만나서 대화할 일이 있는 직무로 지원한다.


몇개월 회사에 다녔다고 나에 대한 파악이 가능해졌고, 위의 3가지를 제외한 곳들의 공고가 올라오면 열심히 지원했다.

그렇게 2021년을 맞이했고,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미국의 스포츠용품 N사, 나도 좋아하고 너도 좋아하고 우리 모두가 다 좋아하는 그 브랜드.

그런데 연락해 온 업체의 이름이 생소했다, 인재 파견 업체란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런 워딩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알고 보니 정규직, 계약직이 아닌 N사로 인재를 파견하는 형식의 파견 계약직 포지션이었다.

챗지피티가 없을 때라, 바로 네이버 지식인에 물어봤다.


글로벌 탑 회사들은 이런 식으로 주니어급들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렇게 해도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니까 그런 건가.


사람들의 의견은 반반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런 거 그냥 시간 낭비다, 가면 허드렛일이나 한다, 간판만 보고 가지 마삼'


반대 의견으로는,

'그래도 아무것도 안 하는 거보다는 나음, 가서 큰 회사들의 시스템도 배우고 운이 정말 좋다면 정규직 포지션으로 지원할 기회 얻을 수도 있음'


일단 나는 면접을 보기로 했다, 솔직히 파견직이든 뭐든 N사라, 간지 나지 않나.

설날이 끝나고 1차 면접을 보기로 했다,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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